- 강성률 목사(신촌예배당)
“대답하되 두려워 말라. 우리와 함께한 자가 저와 함께한 자보다 많으니라. 하고”(왕하6:16).
본문에서는 엘리사와 아람군대와의 관계를 말합니다. 아람 왕은 신하들을 모아 놓고 이스라엘을 칠 궁리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아무 곳에 진을 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람 왕의 군대가 진을 칠 곳에 이스라엘 군사들이 진을 치고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아람 왕은 그의 신하들을 의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 가운데 이스라엘 왕과 내통하는 자들이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신하 중에 한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우리 주 왕이여 아니로소이다. 오직 이스라엘 선지자 엘리사가 왕이 침실에서 하신 말씀이라도 이스라엘 왕에게 고하나이다.”(왕하6:12). 그러자 아람 왕은 도단에 있는 엘리사를 잡아오도록 말과 병거와 많은 군사를 보냈습니다. 그들이 드디어 엘리사가 있는 곳으로 왔을 때, 엘리사의 사환은 많은 군사들이 그들을 포위한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아아, 내 주여 우리가 어찌하리이까?” 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엘리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습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와 함께한 자가 저와 함께한 자보다 많으니라.” 그리고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습니다. “여호와여 원컨대 저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그러자 하나님께서 사환의 눈을 열어 보게 하셨습니다. 그는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에워싼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왕하6:14-18). 엘리사의 사환이 본 것과, 엘리사가 본 것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엘리사의 사환은 육신의 눈으로 표면적인 숫자를 본 것입니다. 하지만 엘리사는 영안으로 보이지 않는 숫자를 본 것입니다.
우리도 일어나는 모든 환경에서 상대의 보이는 숫자에 눌려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꼭 숫자가 아니더라도, 상대의 기세에 눌려 낙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많고 적음은 보이는 숫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 유무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그러한 예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사사시대에 이스라엘이 미디안의 압제를 받을 때가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기드온이 택함을 받았습니다. 당시 미디안과 연합했던 아말렉과 동방의 모든 사람의 숫자는 메뚜기떼처럼 많았고, 약대 또한 무수하다고 했습니다(삿7:12). 반면에 이스라엘의 군대는 간추리고 간추려서 300명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기드온에게 적은 숫자만 가지도록 한 이유에 대하여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시되, 너를 좇은 백성이 너무 많은즉 내가 그들의 손에 미디안 사람을 붙이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스라엘이 나를 거스려 자긍하기를 내 손이 나를 구원하였다 할까 함이니라.”(삿7:2).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주시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긍하여 자신들의 능력으로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300명은 1개 대대 병력도 되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 숫자로 메뚜기떼와 해변의 모래처럼 많은 미디안 사람들과 싸우는 것은 중과부적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신 이스라엘 군대는 달랐습니다. 300명의 군인만으로도 미디안의 두 왕은 물론, 미디안과 연합한 대군 12만명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기게 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수가 있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기만 하면 적은 수 가지고 많은 수를 이길 수 있습니다. 개인이든 단체든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 편에 서 있느냐, 하나님 편에 서 있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수가 많건 적건 상관 없이 하나님 편에 서 있다면 하나님이 함께 해주시지만, 사람 편에 서 있다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 스스로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니 신앙인들은 수가 많다고 해서 자고할 필요도 없고, 적다고 해서 오랫동안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 편에 서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일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단체가 하나님 반대 편에 서 있다면 비록 그 단체에 속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해도 모래 이에 쌓은 누각일 뿐입니다.
이처럼 승리는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우리가 어느 편에 서 있느냐에 있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녀 포함 무리 1만 여명 이상을 먹이실 수 있는 것처럼 적은 인원으로도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만 하면 항상 승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