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택 교수(전 강서대 총장)
현재 ‘6월 벚꽃 대선’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앞둔 지금, 대통령 후보의 자격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런 정치·사회적 전환기에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의 자격은 단순한 행정 능력을 넘어 도덕성, 비전, 그리고 통합력이라는 중요한 요소들이 요구된다. 다음은 시대적 배경과 함께 정리한 대통령 후보의 3가지 자격 요건이다.
첫째가 도덕성과 책임의식이다. 현대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가장 큰 불신 중 하나는 지도자의 도덕성 부족이다. 과거 여러 정부에서 드러난 권력형 비리, 가족 및 측근의 부패, 불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은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다. 특히 SNS와 유튜브 등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른 지금, 작은 일이라도 쉽게 퍼지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국제사회와 시장, 국민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 책임 있는 자세와 도덕성은 정책 추진의 정당성과 지속성을 확보한다. 도덕적 리더십은 국민 통합의 기반이다. 국민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둘째, 미래 비전과 정책 역량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여러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경제성장률 둔화와 청년 실업, 기후 위기, 첨단 기술과 글로벌 경쟁의 격화 등등 단기적인 인기 위주의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 개혁과 방향 제시가 가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미래 비전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설계와 실행 역량으로 이어져야 한다. AI, 에너지,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정책 제시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비전 없는 지도자는 과거를 반복하고, 정치적 생존에만 급급해질 위험이 있다.
셋째, 사회 통합과 공감 능력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극단적인 이념 갈등, 세대 간 단절,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 등으로 분열되어 있다. 팬덤 정치, 진영 논리, 혐오 발언은 공동체의 건강을 해친다. 특히 대선이라는 민감한 시기에는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격해지기 쉬우며, 선동적인 언어가 넘쳐나기 마련이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대통령은 특정 집단의 대표가 아니라 모든 국민의 대표자이다. 정치 갈등을 조정하고, 서로 다른 이해를 연결하는 조율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감 능력이 있는 지도자는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실질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다가오는 벚꽃 대선은 단순히 한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 미래 세대의 삶의 조건을 선택하는 일이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는 도덕성과 책임감, 정책 역량과 미래 비전, 통합과 공감 능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단순히 이상적인 조건이 아니라, 지금 이 시국에서 반드시 필요한 현실적 기준이다.
그런데 지금 동서남북 우후죽순처럼 출사표를 던지며 대선판을 흉측하게 만들고 있다. 이 험난한 시대를 정돈하고 새로운 내일의 비전을 제시할 인물이어야 하거늘 알량한 인기만을 믿고 촐싹거리는 정치 낭인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는 대선판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의 6월 대선을 만든 여야 장본인들의 치열한 반성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것인데, 일부는 대통령 탄핵의 인용을 승리로, 일부는 불복 내지는 패배로 여기며 서로 날선 공방을 주고받는 볼썽사나운 광경을 보면서, 이번 대선판의 어두운 그림자를 미리 보는 듯하다. 출사 희망자들은 자중하라. 체급이 되지 않는 자들은 스스로 물러설 것이며, 체급이 된다고 하더라고 지금까지 자기가 한국 정치에 끼친 해악에 대하여 치열한 반성이 선행하고 물러서야 할 것이다. 국민은 냉엄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 시선의 차가움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