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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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에 디오게네스(Doges.B.C.323)라고 불리는 스토아학파의 위대한 성자가 있었다. 그는 평생토록 짧은 바지 하나만을 걸친 채 집도 없이 산기슭에 있는 나무통에서 잤다. 한번은 알렉산더 대왕이 몇 가지 소문을 듣고 이상하다 싶어 실제로 그런 생활을 하는지 보려고 그를 찾아갔다. 성자의 형편을 본 왕이 안 되었다는 듯이 ‘당신처럼 훌륭한 성자가 이토록 누추한 곳에서 지내서야 되겠소. 당신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내게 말해보오. 무엇이든지 필요한 것은 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 해드리겠소’ 라고 말하자 성자는 ‘나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소. 그저 있다면 지금 내 앞에 오는 햇빛을 왕께서 가리고 계시니 다만 비켜 서 주시오’ 라고 대답했다. 놀랜 대왕은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었다면 디오게네스가 되었을 것이다’ 라며 그에게 존경을 표하고 왕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디오게네스와 같은 자족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 사실 복잡하고 짜증나는 일이 많은 이 시대에 거창한 것이나 새로운 것만을 추구함으로써 작고 낡은 것에 대해서는 거의 무감각해지다시피 한 현대인들에게 자족하는 마음은 참으로 필요하다. 자족이란 환경과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자기 충족감을 의미 한다. 그런 사람은 높은 데 있다고 교만하거나 낮은데 있다고 비굴해지지 않는다. 웬만한 풍파에도 끄떡 하지 않는 내적인 만족감으로 인해 어떤 유혹이나 시련도 거뜬히 극복한다. 이러한 성숙의 개념은 어린이를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 어린이는 인내할 줄 모른다. 조금만 기다리면 되는데 참지 못하며 또 단편적인 사실만 본 채 더 깊은 뜻을 모르고 부모에게 조르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치아의 건강을 위해 아이스크림이나 사탕 같이 단 것을 자녀에게 많이 주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도무지 참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주지 않는 부모의 심정을 모르고 무작정 조른다.
마찬가지로 미성숙한 사람일수록 어려움에 처할 때 하나님께서 이러한 환경을 허락하셨는지 원망하는 일이 많고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지 못하므로 감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대개는 자기가 처한 형편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른다.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가진 부자도 ‘조금 더, ‘조금 더’ 를 원한다. 또 타인과 비교해 자신의 처지가 못한다고 생각되면 원망하고 불평하기 일쑤이다. 고로 그런 상황에서는 감사가 나올 수 없다. 만약 우리 중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린이와 같은 것을 자초하는 것이다. 하지만 성숙한 사람은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되 현 위치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자족할 줄 안다. 자신의 형편이 어떠하든지 하나님의 섭리를 믿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성숙한 사람이다.
감사에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만일(if)’로 이 조건을 들어주신다면 감사 하겠습니다‘ 하는 조건부 감사이다. 다음은 ‘때문에(becaus of)’이다. 돌이켜 보니 좋았던 일에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반대로 좋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는 원망이나 애통이 따르는 그런 감사이다. 마지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in spite of)’이다. 이는 환경과 상관없이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하는 감사이기에 참 감사라 할 수 있다. 헌데 우리는 범사에 감사합니다 고백하다가도 막상 애간장을 태울 만한 환경이 닥치면 곧 만족감과 감사를 잃어버린다. 오린 엘 크레인의 ‘주여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라는 기도문에 나온 내용이다. ‘마음의 평화를 주시사 물결처럼 요동하는 나의 가슴을 잔잔하게 하소서... 매일 매일의 복잡한 생활 속에서도 높은 산을 바라보며 침묵을 배우게 하소서’ 그렇다. 자족 신앙은 주어진 환경에서 배움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어느 공장의 한 노동자는 다른 사람이 가지지 못한 비상한 기술 때문에 승진이 빨랐다. 마침내 그는 공장의 책임자가 되었다. 허나 이로 인해 전보다 더 의기양양하고 거만해진 그는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기 일쑤였다. 종업들은 모두 그를 싫어했다. 나이가 지긋한 한 종업원이 그에게 충고했다. ‘당신은 참 영리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당신에게 뛰어난 재주를 주셨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잊고 있는 사실들이 있어요. 뛰어난 능력이 당신을 정상에 오르게 한 것은 사실이나 그 정상을 유지하는 데 합당한 인격이 부족 합니다. 당신의 능력이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임을 인정할 만큼 당신은 더 성숙해야 합니다’ 이 사람은 자기가 갖고 있는 기술이 자신의 능력에서 기인한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타인을 업신여기기 까지 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능력을 허락지 않으셨다면 그는 탁월한 기술을 지닐 수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대부분 감사를 표시하는 데 인색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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