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22(일)
 
  •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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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성탄절을 좀 뜻깊게 맞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11월 초부터 교회 주변 가로수에 성탄 트리를 장식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용인시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일이고 또 전기사고 등 안전상의 이유로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죽전 중앙공원에서 루체비스타 성탄 행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성도들이 헌혈을 하여 헌혈증을 모아 한국소아암재단에 기부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쌀 나눔을 비롯하여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을 위한 성탄 선물도 전달하였습니다. 이런 일들은 이영호 집사님을 비롯한 우리 성도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별히 헌혈을 하신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저는 행사를 하는 동안 너무 음악 소리가 크고 음향 소리가 커서 혹시 민원이 제기되지 않을까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앉아계신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님이 목사님, 저기 좀 보세요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입니다. 보니까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베란다에서 내다보고 계셨습니다. 정말 희한하고 놀라웠습니다. 사실 제가 담임목사의 직권으로 혹시라도 주민들이 불편해할까 봐 브라스밴드 연주를 생략하라고 했거든요. 그런데도 희한하게 아파트 주민들이 다 내다보고 계시는 것입니다. 제가 행사가 끝난 이후에 물어봤습니다. “혹시라도 민원이 제기되지 않았습니까?” 그랬더니 한 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브라스밴드 공연을 하도록 놔둘 걸 하고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성도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분들도 다들 보고 가셨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루체비스타 그 자체였습니다. 그러나 어떤 분들은 왜 이런 어려운 언어를 썼냐고 묻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설명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루체비스타는 빛의 풍경이란 말입니다. 저는 언어에 있어서 선점을 하고 좀 앞선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밤의 긴장과 설렘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그 거룩한 잔상이 제 심장에 전류처럼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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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비스타 행사가 끝나고 줄을 서서 교회로 오시는 성도들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이고 자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한강 작가의 표현대로 사람과 사람, 또 사랑과 사랑 사이에 연결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금실이라는 것입니다. 루체비스타 행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모두의 가슴 가슴에 금실로 연결되는 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거룩한 금실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교회 주차장으로 오는 모습이 금실에 이어진 행렬처럼 느껴졌습니다. 진짜 욕심 같아서는 그 행사를 한 번 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평생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그날 밤, 유달리 별이 반짝이었던 것처럼 지난주 저녁에 우리는 가슴에 별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별들이 금실로 연결되는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헌혈을 비롯하여 헌신해 주신 성도들에게 감사합니다. 또한 그날 현장에 함께 하신 성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전야제 행사는 없지만, 성탄감사축하예배 때 다 오셔서 다시 한번 아기 예수가 주신 별의 선물을 받아 가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그 별빛을 기대합니다.

 

루체비스타, 그 밤이여. 우리 가슴에 빛나게 될 아기 예수의 별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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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영혼 아포리즘] “루체비스타, 그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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