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클리닉16 물어보세요 (2)
요즘 아이들이라면 "왜요?"라고 당돌하게 물었을 텐데 그땐 왜 그리 순진했는지. 형편상 결혼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언제 결혼을 하느냐. 언제 국수 먹여 주느냐"는 등의 말은 참 어처구니 없는 질문이다.
그렇다고 중매를 해준다거나 결혼비용을 보태주는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요즘 국회 청문회가 한창이다. 묻고 답을 하는 것은 보기에도 힘이 든다. 길을 가거나 공부를 하다가 모를 때는 반드시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구태여 물어 볼 필요가 없는 것을 꼬치꼬치 캐물어 곤란한 처지로 몰아가는 얄미운 사람도 가끔은 있다.
78년쯤 금발의 Ruth라는 미국인 여자친구가 있었다. 하루는 난색을 하며 나에게 이렇게 물어왔다. 왜 한국사람들은 만나는 사람들마다 몇 살이냐고 묻느냐는 것이다. 미국에선 특히 여자에게 나이를 묻는 것이 큰 실례인데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진정을 시키고 Ruth가 예뻐서 말을 하고 싶기는 한데 할 줄 아는 영어가 그것 밖에 없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깔깔대고 웃는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그리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동 MBC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마치고 잠시 짬이 나는 시간에 효과의 달인 김벌래 선생님께서 "부용아 돈 1,000원만 꿔줄래?" 라고 하셔서 의아해 했더니 "사실 1,000원만 있으면 1억이 되는데 돈 1,000원이 모자라거든 ㅋㅋㅋ"라고 하시면서 "이게 세상이야. 돈 있는 놈들이 없는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채우려는 게 말이야" 며 묻지도 않았는데 세상이 험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셨다.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저 재미있는 개그로 일축해버렸다.
그런데 세상뿐만이 아니다. 요즘 교회 내에서도 이런 일들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직업 특성상 다른 교회 교인들과 만나기도 하는데 교회 내 성도와의 관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상처받고 교회로 와서 위로와 치유를 받아야 하는데, 말씀에는 은혜를 받았지만 어느 성도의 말과 행동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일이 종종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한다.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하고 봉사, 전도, 큐티는 열심히 하면서 다른 성도를 시기 질투하면서 당을 짓고 수탉처럼 쪼아대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남이 갖고 있는 것에 대한 질투심 때문이다. 아무튼 그로 인해 시험에 들지 말아야 한다. 사탄이 그런 자들 뒤에서 조종을 하기 때문에 사탄의 정체만 알면 다시는 흔들릴 필요가 없다. 사실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더 불쌍한 사람이다. 하나님을 짝사랑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밤에 잠들기 전에 주님께 여쭤봐야 한다. 나로 인해 상처 받은 사람은 없는지 자신을 점검하고 빨리 회개를 해야 한다. 이 다음에 천국 갔을 때 주님께서 "난 너를 도무지 모른다"라고 하시면 지옥으로 가야 하는데 지옥 중에 지옥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을 믿지 않아서 지옥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하나님을 알고 믿는다고 하면서 말씀대로 행하지 않아 가는 지옥이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
이쯤에서 익살스러운 후배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성우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나 어제 유명하고 아주 예쁜 탤런트 H양과 데이트를 했어"라며 자랑을 해서 남자 동료들이 부러워했다. "데이트를 어디서 했는데?" 라고 했더니 부산 해운대로 가서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왔어. 그런데 돈이 하나도 안 들었어. 짝사랑 했거든 ㅋㅋㅋ" 그래서 한바탕 웃곤 했었다.
그렇다. 이 세상에서의 짝사랑도 이뤄지지 않는데 하물며 주님을 짝사랑 하며 천국에 갈 것이라고 착각에 빠져 있는 교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런 사람들 때문에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