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제4의 한국교회 교단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창립되었다. 처음에 이 단체는 교단장회의라는 모임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통합시켜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한데서 비롯되었다. 그에 따라 지난 9월 각 장로교 교단총회에 추진상황을 보고하고 가입을 허락받은 단체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한기총과 한교연은 그대로 남고 ‘한기연’이란 이름마저 한교연의 새로운 ‘법인’ 이름이 되고, 이 단체는 총회 하루 전에 부랴부랴 이름을 바꾸어 ‘한교총’이란 단체를 창립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된데는 대교단 중심의 교단장회의가 기존 한기총이나 한교연과의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합을 선언하고 밀어붙인 결과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 9월 장로교 각 총회가 가입을 허락한 단체가 과연 어느 쪽인가 하는 의문이 있게 된다. 장로교는 1년에 한 번씩 모이는 총회에서 총대들이 모르는 일이 결정될 수는 없다. 그런데 지난 9월 총회총대들은 ‘한기연’이란 단체의 추진을 보고받고 그 단체의 가입을 허락했는데, 막상 교계에 새로 나타난 단체는 ‘한교총’이다. 이 단체는 총회총대들이 모르는 단체이다. 그러면 이것이 합법인가, 불법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만한 일이 아닌가.
백보양보하여 내년 9월 총회에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다시 한교총 가입을 허락받을 수는 있지만 절차상 하자는 분명하다. 총대 중 누군가 나서서 ‘우리가 가입을 허락한 단체는 한기연이지, 한교총이 아니다’고 하면 시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9월 총회가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단체에 너도나도 가입을 허락한데서 이런 혼란이 온 것이다.
한교총은 대교단 총회장들이 자신들의 힘만 믿고 한기총과 한교연을 통합시켜, 자신들이 한국교회 대표성을 가지려다가 통합은커녕 분열만 야기시키고 말았다. 그리고도 잡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처음에 대표회장을 예장통합, 합동, 기감에 군소교단 인사 한 명을 끼어 넣으려다가 그 인사가 참여를 거부하자, 막판에 여의도순복음 총회 이영훈 목사를 끼어 넣었다. 그런데 이 목사마저 사의를 표함으로써 앞으로 이 단체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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