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6-15(토)
 
그 섬의 두 천사

맹 숙 영
 
그 섬의 생긴 모양
어린 사슴 같아
사람들 소록도라
이름하여 불렀네
한 번 들어가면
다시 나올 수 없는
혈육의 부모 형제도
돌보지 못하네
고통의 불치병
천형의 지옥섬이네

그 곳에 날개 없는
두 천사 찾아 왔네
꽃다운 이십대에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낯선 땅 낯선 언어
척박한 곳에서
보수 한 푼 받지 않았네
본국 수녀회에서 보내오는
생활비까지 보태었네

한센인도
못 만지게하는 환부를
맨손으로 직접
피고름 만지며
치료와 돌봄으로
청춘을 불살랐네
43년 동안 그들은

살아 계신 천사였네
그들의 이름은
마리아와 마가렛이네

숭고한 삶을 살아가며 국경을 너머 봉사와 사랑을 실천한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시의 모티브가 바로 천사와 같은 두 분 수녀다. 시인은 시로서 말 할 뿐인데, 무슨 蛇足이 더 필요할까,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오스트리아에서 지구를 반 바퀴나 돌아 소록도에서 젊은날의 전 생애를 헌신한 碧眼의 여인, 세상은 냉랭하고 인심도 사나운, 그래서 흡사 복음의 황무지와 같은 이 곳에, 시인은 시 全文을 통해 삶의 궁극적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답하고 있다.
이 시는 바로 마리안느와 마리아에게 드리는 獻詩가 되지 않을까, 고귀한 신앙심과 사랑의 실천은 모든 난관과 고통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이역만리에서 땅도 설고 물도 설은 이국의 섬에 그 생애를 가두어 두고 헌신한 두 분 천사를 기리는 시인의 심성도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43년간의 긴 세월을 한센 환자들과 함께하면서 되레 행복했노라고 고백하였던 두 분의 생애 아무도 그 은혜를 보답할 수는 없지만 하늘의 영광이 두 천사께 내내토록 함께 하시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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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그 섬의 두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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