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30(화)
 

중세 종교개혁은 만인사제론이 기본 정신이었다. 그리스도교회에서 본디 ‘사제 계급’은 없었다. 그래서 사도시대의 지도자는 ‘장로’였다. 사도들도 모두 사제나 제사장이 아니라 장로로 불렸다. 이는 초대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직접 중보자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간다. 그러다가 교회가 교권적 제도화를 꾀하면서 그리스도와 사람 사이에 또 하나의 중재자로 끼어넣은 계급이 사제(司祭)이다. 중세 종교개혁은 이것을 본래 자리로 돌려 놓는 운동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한 500여년이 지나다 보니까 이젠 개혁교회라는 이름을 가진 교회에도 새로운 사제계급이 나타나고 있다. 이름하여 ‘신령한 목사’라는 사람들이다.
목사는 본래 장로에서 왔다. 장로는 사제가 아니다. 그저 평신도 가운데 교회를 돌보는 지도자로서 세움을 받은 자일 뿐이다. 그런데 목사안수를 받으면 무슨 영적 권능을 받은 것인양 특수한 존재로 변해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중재자 노릇을 하려 한다. 이는 만인이 사제인 종교개혁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다.
교회에서 목사가 신령한 존재로서 특수계급화 되면 그 교회는 교권주의 교회로 변하게 되고, 목사와 교인 사이에 갈등과 분쟁이 생기게 된다.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분쟁의 저변에는 대부분 바로 이 문제가 깔려있다. 목사는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받은 신령한 존재가 되어 군림하려 하고, 교인들은 그것을 인정하는 쪽과 인정하지 않으려는 쪽의 갈등에서 생기는 일이다.
목사안수의 라이센스는 교회를 맡아 관리하며 전문 설교자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목사는 하나님과 교인사이의 중재자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목사의 기도를 교인의 기도보다 더 잘 들으시는 것도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목사나 교인이 똑같은 평신도일 뿐이다.
장로교는 목사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교인을 양육하는 목자, 그리스도를 봉사하는 종, 교인의 모범이 되어 교회를 치리하는 장로,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교인들을 깨우치는 교사, 구원의 복된 소식을 전하는 전도인, 그리스도가 설립한 율례를 지키는 청지기라고 한다. 어디에도 그리스도교회의 특수계급이라는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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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신과 사람 사이의 ‘중재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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