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연합신문이 매년 발간하는 ‘교회연합주소록’ 2021년 판에는 271개의 교단이 등재되어 있다. 그 중에 220개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이다. 예장교단이 처음 하나의 총회를 결성한 것은 1912년이다. 예장은 1938년 일제 신사참배에 굴복한 것이 원죄가 되어 해방과 함께, 1952년 신사참배 반대파(고신측)의 분열로부터 시작해 1953년 기장측의 분열, 1959년 ‘합동측’과 ‘통합측’의 분열 그리고 1979년 합동측의 ‘주류측’과 ‘비주류측’의 분열이 가져온 결과가 오늘날 220개 예장교단간판이 내걸리는 참으로 부끄럽고 놀라운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 외에도 주소지를 확인 못해 누락된 교단이 여럿 있다.
그런데 이 220개 교단은 개혁주의 칼빈주의와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을 근간으로 하는 그 신학과 신앙이 동일하다. 그럼에도 무지하고 어줍잖은 지도자들이 ‘ 저 쪽은 우리 하고 다르다’면서 교단을 따로 차리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신학이나 신앙이 달라서가 아니라, 교단 지도자들의 세속적 욕심으로 인한 타락에서 생겨난 현상이다.
그것도 예장교단 220개 가운데 기껏 20여 개 교단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단 설립자가 노망이 들거나 관 속에 들어가는 날까지 평생 총회장을 하는 군소 1인 독재교단이다. 그래도 그들이 교계연합단체에 가입하여 정통성 가진 대교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국교회를 논한다. 그러다보니 연합과 일치를 논하는 연합단체가 교단분열을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다. 코로나 정국인 금년에도 몇 개 교단이 더 늘어났는데, 교단 창립과 동시에 ‘교계연합단체’에 가입해 임원이 된다. 그 단체의 임원 명함 한 장 들고 다니기 위해서 자기네 끼리 교단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근본은 전혀 다르다”는 뜻의 사이비(似而非)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이비’적 현상을 한국장로교회 지도자들이 아무런 고민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혁교회가 아무리 다양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신학이 달라 갈라지는 ‘교파’(敎派)가 아니라, 신학과 신앙이 똑같은 ‘교단’(敎團)을 갈갈이 찢어놓는 행위는 비윤리적이고, 비양심적이고, 비신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