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택권 목사(성경적성경연구원 원장)가 외형적 화려함에 치우쳐 기독교의 본질을 잃어가는 한국교회의 그릇된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림 목사는 지난 1월 4일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열린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주최한 월례포럼 ‘2018 한국사회를 위한 한국교회의 소명’의 발제자로 나서 성경적 관점에서 본 한국교회의 갱신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발제에서 림 목사는 무엇보다 점점 심화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영성 부제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했다. 특히 그간 한국교회의 성장 우선주의, 외형 집착 현상 등에 따른 폐해로 지적되어 왔던 건물의 대형화, 목회자의 권력 남용 등 유형적 차원의 문제제기를 넘어 복음과 신앙, 성경 묵상 등 기독교의 본질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고발했다.
이날 림 목사의 문제제기가 유난히도 날카로웠던 것은 여태껏 한국교회가 자랑하던 ‘신앙 훈련’에 대한 과감한 철퇴를 날렸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교회가 부러워하는 초특급 성장 부흥의 이면에 ‘신앙 훈련’이 있었음을 자신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주일예배 성수 비율이 높으며, 성도들은 그 어느 집단에서보다 교회 안에서의 온전한 헌신을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내용이다. 이날 림 목사는 이러한 한국교회의 신앙적 패턴이 상당부분 목적을 상실한 단순한 습관적 행위로 전락했음을 꼬집었다. 즉 매주 주일을 성수하지만, 예배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하고, 성경의 말씀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주일 성수의 목적이 온전한 예배와 성경 묵상이 아니라 그저 교회를 빠지지 않고 나가는 행위 자체가 되어 버린 것이다.
림 목사는 “무슨 일이나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형식에 익숙해지며, 애초의 동기나 내용은 쉬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특히 종교 생활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본질을 잃은 채 반복적인 행위에만 머무는 신앙생활은 소위 ‘선데이 크리스천’이라 불리는 이중적 신앙생활마저도 용인케 한다.
특히 림 목사는 이러한 현상이 한국교회의 부흥 침체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타인에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외부로 표출되는 삶의 모습에서 이미 상당한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림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말하는 것 그대로를 삶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어떠한 것을 전달하는 것은 말이나 사상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다”면서 “만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이 타인에 전하는 메시지와 모순된다면 우리가 세상에 부르짖는 복음은 어떠한 신빙성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온전한 갱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인 스스로에 대한 갱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습관에 의한 행위에만 집착하는 신앙에서 벗어나 예배와 복음, 실천과 전도 등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상호적 연결이 이뤄지는 ‘신행일치’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복음이다. 림 목사는 그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인 스스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역시 복음 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 먼저 자신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림 목사는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가장 큰 착각은 복음 전파가 오직 전도 대상자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면서 “복음은 매일매일 우리 스스로에게도 전해져야 한다. 이는 목회자라 하여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월례포럼에서는 림택권 목사 외에도 김상복 목사(횃불트리니티 전 총장), 민경배 박사(연세대 전 연신원장) 등이 발제자로 나서 목회적 관점, 교회사적 측면 등에서 한국교회의 갱신과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