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게
2015/12/10 15: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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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있는 화초에 물을 주다가 가뭄에 목말라 하는 아파트 정원에 있는 나무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어떡하니 난 너희들에게 물을 줄 수가 없지만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단번에 주실 수가 있는데... 아버지 비 좀 내려주세요'라고 기도를 드려도 일기예보에 비 온다는 소식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에 단비가 내려 우중충했던 단풍이 선명하게 본색을 드러내 참 아름다운 가을을 선사했다.
살다보면 인생의 낭떠러지 끝에서 하늘만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문제들이 있다. 그것이 건강, 물질,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 때는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라며 주님 품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상대가 도움이 되지 않으면 외면하지만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는 '내가 할게 걱정마'라며 가장 좋고 선하시고 아름답고 놀랍게 역사를 하신다. 나의 자라온 환경 탓인지 매사에 내가 해야 하고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 때로 힘들고 오해를 받기도 했다.
자랑이 아니라 주님께서 주신 달란트로 명예와 재물로 한때 사람노릇을 했었다. 언제나 주는 사람,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지나고 보니 그것이 얼마나 교만이었는지 받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주님의 싸인 없이는 하나도 맘대로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처음엔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고 그런 현실을 인정하기가 무척이나 괴로웠다. 아파도 내색도 안하고 건강한 척 바쁘게 뛰어다녔다. 그리고 십자가 컴플렉스로 매사에 내가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지금은 나약하고 무능력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내가 연약 할 수록 더욱 귀히 여기사'라는 찬양의 가사가 나를 위로해준다. 11월 11일은 '승강기의 날'이다. 잡지에서 수필공모 기사를 보고 딸이 응모를 했는데 장려상을 받았다.
그동안 딸을 통해 받은 큰상들의 일부를 하나 둘씩 꺼내어 보았다. 남들은 단 한 번 당첨 되기도 어려운데 우리는 신기하게도 우연히 당첨된 것들이 참 많다. 왜 이 죄인에게 이런 기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일까? 주님이 얼마나 외로우시면 우리를 통해 당신의 살아계심을 나타내 보이고 싶으신 것이리라. 내 자랑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내 칼럼에 자주 등장하는 '문리버파크 대표 박강월' 친구는 매사에 '오직 주님' 뿐이다. 죽음의 골짜기를 넘고 넘고 또 넘어 오뚝이처럼 일어나 매일 아침과 저녁에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파주 헤이리에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지중해식 스타일의 하우스와 선교센타를 설립하여 마음껏 주님을 증거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부용아 여기서 목회자 보이스클리닉을 해”라는 제안을 받아 10월 12일 '경기북부지역 목회자'를 대상으로 장소제공은 물론 간식과 점심식사까지 주님을 대하듯이 정성을 다해 모두 감동을 받아 행복한 날이었다. 감히 계산을 할 수가 없어서 내가 아끼는 예쁜 망토를 드라이 해서 주었더니 아기처럼 좋아했다.
목회자강의를 하도록 처음 문을 열어 주어 10년간 무료로 해보았지만 이제야 내린 결론은 '하나님 전 더 이상 할 수 없어요'였다. 너무나 허무하고 안타까워서 엉엉 울었다. 그 많은 세월들 '내가 헛수고를 했나?  이것밖에 안되나? 이렇게 무능력하다니' 분명히 11년 전 새벽에 말씀으로 콜링하신 그 추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야 하지마'라고 말리던 사람들의 말이 정답인가?  ‘그동안 강의를 잘하도록 곁에서 도와준 딸과 친구와 제자들의 수고를 주님께서 보셨기에 다 갚아주소서’ 라고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장 많이 수고한 딸을 위해 귀한 믿음의 배우자를 허락해주시며 '내가 한 거야'라고 하셔서 그 순간 울음을 뚝 그쳤다. 인생의 드라마의 감독과 연출은 주님이시고 나는 주인공이다. 명작일수록 주인공의 인생은 순탄하지 않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주어진 배역을 잘 감당하고 마지막은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어 박수를 받지 않는가. '나의 드라마는 어디까지 왔을까?  난이도가 높은 연기를 얼마나 더 해야 하나?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이 때도 역시 주님은 '내가 할게'라며 위로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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