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1부 성경에 기록된 신앙개혁의 역사

14. 개혁자의 대명사 세례(침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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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샤를 정복한 알렉산더가 죽은 이후 분열된 헬라 제국 시대에는 이스라엘의 북쪽에 위치한 셀류커스 왕국과 남방의 프톨레미 왕국 사이에서 일어나는 전쟁 때문에 끔찍한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특히 셀류커스 왕국의 안티오커스 4세 에피파네스는 유다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말살시키기 위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핍박을 가하였다. 유다인의 안식일 준수와 절기와 축제들, 제사, 할례의식 등을 금지시켰고, 율법서를 불태우고 유대교에서는 금지하는 돼지고기를 제단에 올려놓고 제사를 드리는 등 잔인한 핍박을 일삼았다. 헬라 제국를 정복한 로마 제국의 치하에서도 여전히 유다 민족들은 처절한 고난의 세월을 보내며 아무런 미래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구약에 예언된 메시야가 속히 나타나서 그들을 구출하여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기를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말라기 선지자 이후 약 400년 이상 선지자의 음성도 들리지 않았다. 유다 민족들은 저들의 허전하고 갈급한 마음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종교를 고대하고 있었다. 로마제국의 영토 안에 있는 나라들은 대체로 한 가지 언어로 소통할 수 있었고 도로망도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로마 전역에 복음이 신속히 전파될 수 있는 조건도 갖추어졌다. 마침내 메시야가 도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가 온 것이다.

왕의 길을 예비한 세례 요한의 사명
 예수는 비록 인간의 형체를 가지고 이 땅에 출생하실 것이었지만 그분은 만왕의 왕이시다. 그 당시에는 왕이 어떤 지역에 행차하게 되면 선발대가 미리 가서 왕이 지나가는 길을 평탄하게 하고 왕의 행로가 안전하게 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관례였다. 따라서 왕이신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그의 사역을 시작하기 전에 그 길을 미리 준비하는 단계가 필요하였고, 그 사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물이 바로 세례 요한이었다.
예수님 보다 약 6개월 정도 먼저 태어난 요한의 출생도 예수의 출생처럼 예언되어 있었다. 제사장이었던 그의 아버지 사가랴가 성전 봉사를 하던 중에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하게 되었고 천사가 요한의 출생을 예고하였다. 그 아내엘리사벳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인데 “저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앞서 가서 …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눅 1:17)할 것이라고 전하였다.
그는 특별한 사명을 가진 구별된 아이였기 때문에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말아야 했다. 그는 제사장의 아들로서 랍비의 교육을 받는 것이 마땅했으나, 인간이 만들어 낸 세속의 교육을 받지 않고 광야의 외진 곳에서 천연계의 사물을 통하여 창조주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그분의 뜻을 깨달아 순종하는 것이 그가 받아야 할 교육이었다. 먹는 음식도 극히 절제된 것이었고 몸과 마음을 순결하고 단순하게 가꾸어 성령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정결한 통로로서 준비되어야 하였다.
인간의 때가 묻지 아니한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서 성장한 그가, 30세가 되어 그 사명을 실현하기 위하여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보통 사람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위엄 있는 외모와 거룩한 능력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람들이 목도하게 되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감히 저항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 권위가 있었다. 그 동안 대중 앞에서 설교하던 제사장이나 학생들을 가르치던 랍비들과는 차별된 위엄과 군중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3:2). 유대 광야로부터 혜성같이 나타난 세례 요한이 전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었다. 청중들은 요한의 말을 들으면서 새롭고도 이상한 능력을 감지하였다. 그의 메시지는 상당히 가혹하고 직설적이었지만 희망이 가득찬 음성이었다. 그는 국가적인 부패를 지적하고 위선적인 지도자들을 향하여 날카로운 견책을 하였고, 당시에 만연한 사회적 죄악들에 대하여 가차 없이 질책하면서 회개할 것을 촉구하였다.
귀족들을 포함하여 세리들, 농부들, 군인들, 심지어는 랍비들과 제사장들까지도 그의 메시지를 듣기 위하여 몰려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면서 침례(이 당시에는 세례가 없었음)를 받았다. 외적인 경건의 모습을 자랑하고 외식을 추구하면서 백성들에게 강요된 존경을 받고 싶어하던 유대 지도자들의 마음에 숨겨있던 은밀한 죄악들이 드러났다. 그들은 백성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이 젊은 선생에게 동조하므로 저들의 영향력도 확대해 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하여 침례 받기를 청하였다. 요한은 성령이 충만하여, 그들이 참된 회개를 하지 않고 소위 포플리즘에 영합하고자 하는 그 기회주의자들의 마음의 동기를 꿰뚫어 보면서 신랄하게 견책하였다. “독사의 자식들아 누가 너희를 가르쳐 장차 을 진노를 피하라 하더냐 그러므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마 3:7~9).
세례요한이 가까이 왔다고 외친 그 ‘천국’은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을 예고하는 메시지였다. 예수를 ‘천국’이라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예수를 영접한 마음이 천국, 곧 ‘은혜의 왕국’이 된다는 것이다. 그 순결하고 거룩하신 예수를 맞이하려면 마음이 청결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숨겨진 죄들을 회개하라고 외친 것이었다.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을 갖지 않으면 예수를 영접할 수 없기 때문에, 나중에 예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마 5:3)라고 말씀하셨고,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마 5:8)라고 하셨던 것이다.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예수를 믿는다고 공언하는 사람들의 마음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정결한가? 과연 가난하고 겸손한가? 과연 날마다 죄를 씻고 살면서 죄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가?

세례요한이 주는 현대적 교훈
예수께서 이 땅에 초림하신 것은 ‘은혜의 왕국’이 임한 것이었다. 겸비한 심령으로 그분을 영접하는 마음이 천국을 이루는 것이다. 요한의 사명은 예수를 영접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이미(already) 도래한 ‘은혜의 왕국’에 동참한 자들의 그 다음 희망은 장차 올(not yet) ‘영광의 왕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말라기 선지자는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선지 엘리야”(말 4:5)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는데 그가 바로 요한이었고, 예수님도 “만일 너희가 즐겨 받을진대 오리라 한 엘리야가 곧 이 사람이니라”(마 11:14)는 말씀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셨다.
이제 또 한번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올 것인데 그것이 바로 ‘영광의 왕국’의 왕으로 임하실 예수의 재림이다. 예수의 재림 전, 백성들이 재림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이 시대에 세례 요한과 동일한 심령과 사명으로 사람들을 깨우치는 현대의 엘리야가 필요하다. 그들은 요한과 같은 자질과 성품을 가지고 죄를 죄라고 지적할 수 있는 용기와 영성이 있어야 한다. 견책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위엄 있고 권세 있는 음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한처럼, 세속과 격리되어 철저하게 절제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통해서 다져지고 고착된 확고부동한 믿음과 경건한 삶의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아마 오늘날에도 어디에선가 세례 요한의 정신을 품고 마지막 시대에 백성들을 일깨우기 위하여 준비된 개혁자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이 나타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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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특집 / 개혁하는 교회 : 종교개혁은 끝나지 않는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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