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말이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기독교 목사들이 또 한번 한국교회를 우습게 만들었다. 목사들이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하여 지지를 발표한 것이다. 처음엔 ‘서울특별시 기독교 목회자 1341명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합니다’라며 기자회견을 하더니, 이에 질세라 417명이 김문수 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대관절 목사들이 할 일이 없어 패거리를 만들어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고 나서는가. 그것도 공개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기자회견까지 하는가. 물론 목사도 투표권이 있고, 호불호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가 구분되어 있는 대한민국에서 수백명, 수천명씩 패를 만들어 기독교 이름을 걸고 지지선언을 하는 것은 명백히 종교의 정치 개입이다.
만에 하나 반대 후보가 당선되어 기독교가 자신을 반대했다며 기독교를 멀리한다면 누가 손해인가. 당연히 서울시를 복음화 해야 할 한국교회가 불이익을 당하는 것이다.
기독교는 여도 야도 아니고, 좌도 우도 아니다. 교회는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그를 도와 시민의 안녕과 질서가 유지되도록 하는 일에 기도와 봉사로 시정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지, 누구를 지지하여 당선시키고, 누구를 반대하여 떨어뜨리는 것은 목회자가 취할 옳은 행동이 아닌 것이다.
기독교는 예언자적 전통에 서 있는 종교이다. 예언자는 당대의 통치자나 권력자에 대해 그 잘잘못을 지적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도록 촉구하는 사명을 갖는다. 그러나 제사장들은 예언자들과 달리 그들 통치자나 권력을 가까이 함으로 언제나 기득권을 누리고자 했다. 거기에서 종교의 타락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왜냐면 거기에는 통치자나 권력자에 대한 견제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설교로든, 조언으로든 하나님의 이름으로 통치자나 권력자를 견제하고 충고해야 한다. 그런데 권력자를 일방적으로  지지하게 되면 그에게 잘못이 있더라도 눈 감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정치권의 타락을 견제할 기능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의 정치인 지지선언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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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목회자들의 특정 후보 지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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