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분열 책임 누구에게 있나
2018/10/26 10: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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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교파주의 교회로 자리매김한 한국기독교에는 수십 개의 교파와 또 그들 교파에서 분립한 수백 개의 교단이 있다. 이에 따라 자연히 교파 간, 또는 교단 간 연합을 위한 단체와 기관들이 생겨났다. 그 가운데 교단협의체인 연합단체도 여럿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1924년 창립),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1989년 창립),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2012년 창립)이 있고, 최근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2018년 창립)이 새로 탄생했다. 그 외에도 한국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한기보협, 1978년 창립), 한국기독교교단협의회(교단협, 1985년 창립) 등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교단 간 연합과 일치를 목적으로 창립된 것이다. 그동안 이들 연합단체 중 ‘교회협’은 기독교의 진보를 대변하고, ‘한기총’은 보수를 대변해 왔다. 그런데 한기총이 2012년에 분열하면서 ‘한기연’(창립 당시는 ‘한교연’)이 창립되자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은 현저한 약화를 초래했다. 이때부터 한국기독교는 우리사회의 주류종교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순전히 연합단체의 분열에 그 원인이 있다.
◇300개도 넘는 교파와 교단으로 분열한 한국기독교가 대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하나된 연합단체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먼저 한국기독교의 최초의 연합단체로 출범한 교회협은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운동, 노동운동, 통일운동, 복지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매우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특히 늘 약자의 편에서 정의를 외친 교회협의 모습은 거대 권력에 억눌리기만 했던 서민들의 희망이었다. 교회협의 이런 역할은 성경이 제시하는 교회 본연의 임무이기도 하다. 반면 보수진영의 결집을 목적으로 탄생한 한기총은 그간 교회협 위주로 대변되던 한국교회의 모습을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한국교회의 주류를 이루는 보수진영은 한기총을 통해 대대적으로 결집했고, 사회적 현안에 있어 보수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사회의 안정과 통합에 기여했다.
◇이렇게 구성된 한국교회의 교회협과 한기총의 구도는 매우 안정적이었다. 진보와 보수로 대변된 양 단체는 그 정체성 탓에 서로가 굳이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적대시 하지도 않았다. 여기에 1년에 한번 부활절에는 모두 함께 모여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리며 한국교회의 하나된 힘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기총이 분열하면서 그 구도는 완전히 깨어지고 말았다. 그로인해 무엇보다 한국기독교를 상대해야 할 정부 당국을 혼란케 만들었다. 다른 종교는 종교전통별로 한 단체만 상대하면 되었지만, 기독교는 이제 진보측과 보수측 뿐 아니라, 또 다른 단체들도 상대해야 할 판이 된 것이다. 그래서 아예 외면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를 이처럼 약화시킨 분열의 책임은 합동측과 통합측에 있다. 그럼에도 그 분열의 책임을 누구도 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국기독교의 연합과 일치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통합측은 교회협에 매진하고, 합동측은 한기총에 합류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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