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금강산-최 건 차 목사
2019/01/18 14:4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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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연말, 세찬 바람결에 코끝이 알싸해지는 저녁. 기독언론계 지인들과 송년가곡의 향연이 펼쳐지는 세종문화회관을 찾았다. 우리가곡과 이탈리아 노래를 좋아하는 클래식 팬인 것을 알고 음악회에 늘 초청해주는 이가 있어서다.
오늘은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최영섭 선생의 구순을 축하하며, 한국예술가곡보존회가 2018년을 마무리하는 정기음악회로 열렸다. 초장에는 낯설은 남녀성악가가 등장하고 이어서 이전부터 낯익은 유명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하여, 최선생이 작곡한 수많은 곡들 중에서 특별히 선정한 것들을 저마다 그윽하게 열창하는 가곡의 한마당이었다.
초청장을 보내주는 이는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인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이다. 내 고명딸이 재즈클래식을 전공하려고 유학한, 헤이그에 있는 네덜란드왕립음악원 최고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한 분이라서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딸 결혼식을 현지에서 치르느라 헤이그에 십 여일간 체류한 적이 있었던 터라 친근감도 든다.
최영섭 선생과 각별한 사이라는 임 교수는 네덜란드 유학시절 “아시아 평화의 날”을 맞아 한국을 대표하는 독창자가 되어 헤이그 국회의사당에서 <그리운 금강산>를 부르다 이준 열사를 떠올리며 울컥했다고 한다. 왕립음악원 졸업식전에서도 우리가곡의 위상을 높이고 알리고 싶어 ’Longing for Mt. KUMKANG’이란 연주곡을 선정받아 당당하게 연주하여 국위를 선양했다고 해 존경스럽기도 하다.
우리가곡 애창 상위수준에 속한 <그리운 금강산>은 세계유명성악가들도 즐겨 부르고 있는 추세다. 우리 국력의 역할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세계적 음악가인 임청화 교수와 같은 분들이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영향이지 않나 싶다. 나는 50년대에 중학시절을 보냈었기에 아쉽게도 최 선생이 작곡한 노래를 배우지 못했다. 그 시절 음악시간이면 우리가곡과 이탈리아, 미국, 영국, 독일과 스페인 민요를 즐겁게 배웠던 게 남아있어 지금껏 애창하고 있다. 특히 감미로운 벨칸토 기법의 이탈리아 남부민요가 내 적성에 맞아 즐겨 부른다. 근래에 와서는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스리테너의 파파로티가 생전에 카레라이스, 도밍고와 여러 나라로 순회공연을 하면서 <그리운 금강산>을 늘 불렀다는 것이다. 최근에 내한공연을 가졌던 도밍고는 우리말로 능숙하게 불러서 뜨거운 사랑의 갈채를 받았었다.
최영섭 선생께서는 1961년 <그리운 금강산>을 KBS로부터 위촉을 받아 그 시대의 정서에 맞게 작곡했다고 한다. 요즘 같이 북한을 도와주려고 애를 쓰는 좌편향정부시대라면 한상억 시인이 이런 글을 발표하기도, 가곡으로 유명하게 불러질 수가 있었겠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음악회에서 알게 된 것이 있다. 시작하는 첫 노랫말이 ‘누구의 주제련가로 되어 불리어지고 있었지만 작사자인 한상억 선생께서는 당시 ‘누구의 주재련가’로 썼다고 한다. 이는 사람이 절대 소유권을 지닌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성경에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했다는 것을 믿고 강조하고픈 그분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주제’가 ‘주재’로 고쳐지는 게 마땅하다고 하는 것이어서 맘에 들었다. 최근에 와서는 전체 가사의 1,2절 글 중에서도 ‘짓밟힌 자리’는 ‘예대로인가’로 ‘맺힌 원한’은 ‘맺힌 슬픔’으로 ‘더럽힌 지 몇몇 해’를 ‘못가본 지 몇몇 해’로 고쳤다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따라 시대적인 아픔을 함께하기 위한 노랫말로 바꾸게 된 것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영섭 선생은 나라가 분단되었기에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함으로 유명해진 분이다. 선생은 이제라도 무명가로 돌아가고 싶으니 통일이 빨리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북한이 가까운 강화도 도화면 사기리에서 출생한 분이라서 통일에 대한 염원이 남다를 것이다. 나도 같은 마음이지만 북한이 공산주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통일은 어려울 것 같다. 나는 등반을 좋아해 중국 쪽의 백두산을 비롯하여 한라산과 지리산, 북한산 등 국내 유명산을 거의 다 올라봤다. 하지만 햇빛정책을 내세워 금강산을 떠들썩하게 했을 때도 돈을 드려서 북한의 핵무장을 도우며 그들의 통제를 받고 싶지 않아 금강산을 보류했었다.
 노랫말이 고쳐진 것은 다행한 일이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는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한다. 우선 암벽에 새겨 논 이념의 선전문구들을 다 지우고 우리관광객 피살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지금 남한에서는 수많은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북한 내부사정을 잘들 알고 있다. 핵과 남침을 위한 무장시설, 가혹한 인권유린과 비참해진 인민들의 실상을 감추기 위한 통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도지 그 이상이 아니라고 판단된 지가 이미 오래다. 통일은 차제하고서라도 유엔의 제재가 풀리고 이전 같은 분위기가 해소된다면 나도 배낭을 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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