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무엇인가?②


기독교적 죽음의 이해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배우고 순종하는 신앙이다. 기독교의 죽음이해에 있어서 죽음과 창조가 본질적인 관계 속에서 이해될 수 있는 곳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여기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창조질서와 연관시켜 이해한다. 그는 만물이 지금까지 허탄한 데에 굴복하면 한없는 탄식으로 새로운 피조물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허탄한 옛 질서가 새로운 피조성의 질서에로 변화 가능한 곳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새로운 피조물이다(고후5:17). 그러면 이러한 바울의 ‘예수의 죽음’에 대한 이해는 과연 예수 자신이 자신의 죽음을 이해한 것과 일치하고 있는가? 우리는 성서의 여러 곳에서 예수가 “…옛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라고 말씀하신 것들을 통하여 자신을 옛 질서를 부정하는 새 질서의 창조자로서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한복음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어 그의 독생자를 보냈다’고 전하고 있다. 예수는 들의 백합화와 공중의 까마귀가 하나님의 질서 안에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옛 질서를 떠나 있지 않으면서 새로운 창조의 질서가 생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역시 예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나온다. 즉 예수의 죽음은 옛 질서를 지배해 온 것은 ‘죽음의 죽음’이다. 그것은 옛 질서가 지닌 ‘부정의 부정’이다. 예수가 옛 질서의 ‘죽음을 죽음’, ‘부정을 부정’함을 통하여 옛 질서는 자신 즉 죄 아래 있는 부정적 실존을 부정하고 새로운 창조질서로 거듭날 수 있는 회개의 근거가 선물로 주어지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너희 자신을 부정하고 나를 따르라’고 한 말의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옛 질서는 자신의 부정성을 부정하는 회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회개의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주어진 것이다. 이와 같은 이해는 옛 질서가 새로운 창조의 질서로 거듭나는 것이 어떻게 옛 질서 안에서 가능한가에 대한 해답을 준다. 그리하여 죽음과 창조질서의 문제는 옛 질서에서 새로운 창조질서에로의 변증법적 운동으로 파악된다. 예수의 죽음은 바로 이 변증법적 운동의 근거요, 시동이며, 바울은 이 운동을 신앙의 체험 속에서 고백하고 있다. 예수의 빛과 소금의 비유는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옛 질서 속에서 자신을 부정함으로써 옛 질서를 새 질서로 바꿔나가는 새 창조질서의 운동을 통해 올바른 죽음의 이해에 도달하게 된 것임을 말해준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궁극적 의문은 인간이 피조성의 한계(죽음)를 넘어 하나님의 무한성을 수용하려는 것에 있음을 자연적으로 전제할 때 죽음의 문제는 창조 질서의 문제와 직결되었음을 알게 한다. 하나님은 생명을 사랑하시는 분이시며 그의 영은 모든 피조물 안에 있다. 이 세상 모든 자연 만물은 하나님의 창조 안에 있으며 인간의 존재 이유도 하나님의 창조로부터 기인하고 인간의 죽음도 하나님의 창조 안에 있다.
인간은 하나님에 의해 흙(자연)으로 만들어졌으며 죽음을 통해 다시 흙(자연)으로 돌아간다. 자연은 항상 하나님 안에 있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자연으로부터 와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결국 처음부터 하나님 안에 있는 인간은 죽음을 통해서도 하나님 안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태초에 이 세상 모든 만물을 지으셨다. 그러나 이 모든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처음 창조의 모습 그대로를 계속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창조질서와 법칙을 가지고 운동 순환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창조를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밀알 하나가 죽음으로 인하여 많은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죽음 그것은 죽음이라는 현상 이후부터 새로운 열매로 맺어가야 하는 것이다. 죽음 이후 열매를 맺는 삶을 살 수 있기 위해서 우리는 이 세상에서 ‘밀알 하나’를 떨어뜨리는 죽음의 삶'을 살아야 하며 이러한 삶의 모습은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와 일치함을 깨달아야 한다. 사순절을 맞아 과연 신앙 안에 있는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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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죽음은 무엇인가?② - 배성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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