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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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무엇이 정통이고, 무엇이 이단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을 ‘성경’과 ‘고대 에규메니칼 교리’에 둔다. 그리고 여기에 교파별 전통의 교리가 참고된다. 따라서 개신교는 성경에 근거해서 천주교를 이단이라고 규정했고, 천주교는 자신들의 전통에 따라 성경 이외의 것에 근거해서 개신교를 이단이라고 규정했다. 개신교 내에서도 칼빈주의는 알미니안주의를 이단으로 규정했고, 알미니안주의는 칼빈주의의 이중예정론을 이단적이라 비판했다. 그 이전 이미 1054년에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는 서로를 이단으로 파문하고 갈라섰다. 이로써 세계 기독교는 모두가 이단이란 딱지를 붙이게 되었다.
◇정통과 이단의 규정을 ‘성경’과 ‘고대 에규메니칼 교리’에 두는 것은, 성경은 하나님의 절대적 계시이고, 고대 에큐메니칼 교리는 기독교가 갈라지기전 세계교회가 ‘하나’였을 때 만들어진 교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교리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바탕하고 있다. 그러므로 각 교파별 전통이 갖는 교리 역시 성경적이다. 그러나 그들 교리는 그 교파가 갖는 신학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신학을 가진 교파를 그 교리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때때로 자기네 교파를 보호한다는 명분아래 이단 정죄에 교파별 교리가 이용된다. 이는 모순이다.
◇그러면서 문제는 자신들은 모두가 “성경대로 한다”고 말한다. 기독교 이단들도 “성경대로 하는데 왜 우리가 이단이냐”고 항변한다. 그러면 성경에 있는 대로 하면 모두 정통인가? 아니다. 그 성경해석이 보편성을 떠나 특정한 목적을 위해 해석될 때는 이단이 되는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 같은 부류가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성경대로 한다고 해서, 성경의 문자주의에 빠져 시민사회를 해치는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예를 들어 성경에는 “너는 무당을 살려두지 말지니라”(출 22:18)고 했고, 또 “복술자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무당이나 진언자나 신접자나 초혼자를 너희 중에 용납하지 말라”(신 18:10-11)고도 했다. 그렇다고 성경대로 한다면서 무당을 죽이고 그 집을 불태운다면 그런 종교를 그 사회가 용인할 수 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성경해석은 기독교의 역사적 전통에 따른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바로 신학의 문제이다. 그래서 성경해석에서는 신학이 중요하다. 오늘날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세계를 향해 테러를 감행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살상하면서도 ‘코란에 기록된 알라의 뜻’을 따른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코란에 대한 보편성을 갖는 신학적 해석이 따르지 못한 결과이다.
◇성경은 “아로새긴 우상들을 빻아 가루를 만들며 온 이스라엘 땅에 있는 태양상을 찍으라”(대하 34:7)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타종교의 상징물들을 파괴하고 그 제사장들을 죽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성경은 모든 시대에,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도록 해석되어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통과 이단이 나누이는 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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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과 이단의 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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