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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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헌은 “정신이나, 물질이나, 인생이나, 자연이나, 존재라는 존재, 또 그 존재들의 하는 변천이란 변천이 다 한 뜻인 하나님에게서 나왔고, 그 하나님의 뜻 없이는 한 물건, 한 일도 없다고 본다”고 했다. 그리고 이 하나님의 뜻을 우주와 역사를 영원히 새로워지려는 운동으로 보고, 이 운동의 주체가 우주에 존재하는 생명 즉 씨알이라고 했다. 유영모나 함석헌의 ‘씨알’사상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얼’을 살려야 참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몸에서 맘을 살리고 맘에서 얼을 살리는 것이다. 따라서 씨알 정신은 몸을 위한 물질보다 ‘뜻’을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유영모와 함석헌은 인간 생명의 기본이 되고, 사람을 사람답게 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로운 주체가 되게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었다.
◇함석헌은 또 “우주안의 생명은 자기 스스로 운동하는 존재이지만, 그 자기 스스로 함이란 영원한 뜻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 의미와 근거를 갖게 된다... 시시각각으로 낡아가는 세계이지만 그것으로 하나님의 영원을 드러내고, 하나님은 거룩한 하나님이지만 시시각각으로 사랑의 손을 아낌없이 대신한다. 이리하여 영원히 새로워지는 생명의 역사바퀴는 구른다”(새 삶의 길, 1959년)고 했다. 이 사실을 깨달아 아는 사람이 곧 ‘씨알’의 정신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그러므로 씨알 운동은 우주 전체의 뜻인 하나님과 관련을 벗어나 추구되지 않는다.
◇이사야는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백성,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는 마음이 둔한 백성들로 인해 성읍들은 황폐하고 가옥들에는 사람이 없고 토지가 전폐되는’ 시대가 도래하여,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오히려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삼키운 바 될 것이나,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사 6:13)라고 했다.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고 가난한 이웃을 착취하던 인간들이 전쟁과 환란으로 모두 죽거나 끌려가고 보잘 것 없이 그 땅에 남아 있던 그루터기에서 새 순이 돋아 ‘거룩한 씨’가 이어져 간다는 것이다.
◇그러면 ‘씨알’은 누구이며, ‘거룩한 씨’는 누구인가? 그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인 것이다. 누가 하나님의 뜻을 읽을 수 있는가.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모두 같은 사람은 아니다. 인권 차원에서는 인간은 모두 같은 존재이지만, 신앙과 철학의 문제에 가면 각기 다른 존재가 된다. 몸은 맘을 위해 필요하고 맘은 얼을 위해 필요하다.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몸만 중시해 세속적 물질주의에 빠져 있다. 과학과 현대주의가 낳은 병폐이다. 그로인해 종교는 초자연적 유신론으로 치닫고 과학과 철학은 무신론적 자연주의로 매몰돼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를 구원하기 위한 ‘씨알’과 ‘거룩한 씨’가 요청된다. 여기에 부름받은 소명자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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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알’과 ‘거룩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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