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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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61절에 나타나는 예루살렘교회의 중요한 사역인 과부들을 향한 구제 활동 중 히브리파 과부에 대한 헬라파 과부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생겨난 갈등의 해결책으로 사도들은 구제 활동을 감당할 헬라파 그리스도인 출신 가운데 일곱 집사를 세운다. 그때 세워진 집사 중 한 명인 스데반은 이후 회당에서 자신과 같은 헬라파 유대인들에게 모함을 받게 되고 산헤드린 공의회의 독단적 판결로 인해 순교한다. 사도행전 83절에서 사울이 스데반의 순교 이후 예루살렘에서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잡으러 다녔다는 기록으로 보아 심대한 박해를 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루살렘교회의 헬라파 그리스도인들은 박해를 피해 흩어지게 되며 가능한 지역으로 최대한 멀리 이동하거나 대도시에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이때 예루살렘을 떠나 이방지역으로 흩어지게 되는 과정에서 일부 헬라파 그리스도인들은 인근에 모여 사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있는 곳으로 이주한다. 흩어진 헬라파 그리스도인들에게 시리아 안디옥의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공존하는 사회적 상황은 가장 적합한 거주지였다. 이처럼 안디옥교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예루살렘교회를 향한 박해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박해가 시작되며 대부분 헬라파 유대인들이 빠르게 흩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초창기 예루살렘교회에 자신들의 소유물 대부분을 헌금하였고, 그로 인해 박해의 상황에서 다른 지역으로 신속하게 이동 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박해를 피해 빨리 이동하게 된 상황이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이방 지역으로 복음을 전파할 수 있게 만든 변곡점이 된 것이다.

 

사도행전 1119절의 유대인을 지칭하는 헬라어 이우다이오스’(ούδαὶὸς)이우다스’(ούδας, 유다)에서 유래되었으며, ‘유대의, 유대인의이란 뜻을 가진다. 오로지 유대 민족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이방 민족 가운데 유대교 입교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 사도행전 1119절 시리아 안디옥에 거주하는 유대인 그룹의 정체는 유대 인종들만 지칭하는 것이다. 여기서 누가가 오직 유대인에게만이라고 한정지어 말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했을 것이다. 따라서 키틀(Gerhard Kittel)은 사도행전 1119절에서 언급된 유대인들이 당연히 디아스포라 출신이며 혈통적으로 유대 인종이었다고 본다. 그러므로 사도행전 1119절에 나타나는 유대인에게만이라는 언급은 복음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먼저 전해졌다는 순서적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누가의 역사적 표현으로 간주할 수 있다. 순서적으로 이들에게 먼저 전해졌다는 것은 예루살렘으로부터 핍박을 피해 이동한 헬라파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시리아 안디옥의 유대인 집단에 안정적으로 접근하기에 용이했다. 그래서 큰 어려움 없이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헬라파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시리아 안디옥에 살고 있었던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한 것은 시간상으로 아주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사도행전 1119절에서 유대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난 뒤 20절에 이방인에게도 주 예수를전파했다는 기록이다. 20절에 언급한 헬라인의 정체가 헬라 민족을 지칭하는 것인지 아니면 헬라화 된 이방인들을 가리키는 것인지 논란이 있다. 우선 여기서 헬라인을 지칭하는 헬라어 헬레나스’(Έλληνάς)는 기원전 700년 전부터 헬라 민족을 지칭하며 사용된 명칭이다. 이는 오직 헬라인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고 헬라화 된 이방인들을 가리켜 헬레나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분이 가능하며 이 지칭은 인종적인 헬라인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20절에 이방인을 지칭하며 사용된 헬라어 헬레니스타스’(Έλληνιστάς)는 평소 헬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인 헬레니스테스의 복수형이다. 헬레니스테스는 헬라의 풍습과 관습 그리고 일상에서 헬라어를 사용하는 자들로, 위더링톤(Ben Witherington III)에 따르면 헬라주의자를 일컫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헬레니스타스는 신약 성경에서 3회 나오는 데 모두 사도행전에서 사용되었다.

 

6:1 “그때에 제자가 더 많아졌는데 헬라파(헬레니스타스: Έλληνιστάς) 유대인들이 자기의 과부들이 그 매일 구제에 빠지므로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한대

 

9:29 “또 주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고 헬라파(헬레니스타스: Έλληνιστάς)유대인들과 함께 말하며 변론하니 그 사람들이 죽이려고 힘쓰거늘

 

11:20 “그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헬레니스타스: Έλληνιστάς)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

 

사도행전 61절은 헬라파 유대 그리스도인들이며, 사도행전 929절은 비그리스도인 헬라파 유대인들을 지칭한다. 각각 정체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다 헬레니스타스를 사용 한 것이다. 그럴 때 전통적인 해석의 문맥상 모두를 헬라주의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 사도행전 1120절의 헬라인이라는 표현은 워필드(Benjamin B. Warfield)의 주장처럼 헬라화 된 다양한 민족들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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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칼럼] 이충웅 교수의‘다문화 안디옥교회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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