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교총은 깨지지 않는다
2021/12/16 21:5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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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의 ‘정회’ 판단에 대한 새로운 반전

 

정회자체가 아닌 정회로 번 시간을 주목해야

정관개정 보류 시 신 임원 추대에 심각한 모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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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5년 만에 깨지나?’

지난 122일 열린 한교총의 제5회 정기총회를 지켜본 한 교계언론 기사의 타이틀이다. 혼란과 대립, 고성 그리고 정회마치 폭풍이 휩쓸고 간 듯한 그 날의 정기총회를 바라본 기자의 눈에 한교총의 모습은 분명 불안했고, 막연했다.

 

무법과 불법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절차와 원칙에 대한 서로의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습은 분열에 익숙한 한국교회에 있어 결코 놀랍지도 않기에 오히려 씁쓸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 한교총, 5년 만에 깨지나?’란 제목처럼 한교총의 분열을 염려하는 언론들의 의문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교총은 깨지지 않는다. 그 과정이 수월할지, 복잡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한교총은 결코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자가 이를 단정 지어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단 한 가지. 바로 정회. 한창 분위기가 끓어오르던 정기총회를 한순간에 멈춰버린 고퇴 소리, 정회가 한교총을 살린 것이다.

 

소 정회 선포.jpg

 

이날 한교총의 정기총회는 여러모로 불안을 안고 있었다. 정관개정의 기본인 대차대조표가 제공되지 않았고, 사무총장 연임이 걸린 사무처 규정 개정에 있어 대대적인 반발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 총대들 간의 충돌은 당연했다. 물론 그 안에는 정치적 이권과 한교총 내 보이지 않는 대립이 큰 이유를 차지했지만, 그렇다고 눈에 뻔히 보이는 논란의 여지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그 날의 혼란은 매우 정상(?)적이었다.

 

하지만 이날의 진짜 문제는 치열한 혼란도, 대립도 아니었다. 의장의 재량에 따라 혼란은 수습하면 되고, 대립은 중재하면 그 뿐이지만, 당장 이를 해결할 수 없는 근본적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불법의 가능성이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가장 쟁점으로 대두된 문제는 바로 정관개정’, 내용도 내용이지만, 기본적인 대차대조표조차 총대들에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를 그대로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분위기 상 정관개정을 보류할 수 밖에 없는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시작된다.

 

사실 정관개정 보류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뒤에 따라올 임원인선으로 엄밀히 말하면 개정될 정관에 맞춰 조각된 신 임원이었다. 신 임원 추대는 정기총회의 가장 핵심인 만큼 당연히 이뤄질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되면 개정이 보류된 정관으로 뽑힌 신 임원이 추대되는 매우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당연히 이에 따른 불법시비는 피할 수 없다.

 

만약 별다른 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 이날 회의가 그대로 강행되어 신 임원 선출이 이뤄졌다면, 이를 둘러싼 총회 파행은 물론이고, 추후에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발족과 함께 총회무효 혹은 대표회장직무정지 등의 가처분까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한국교회 연합단체들이 숱하게 반복해 온 분열의 수순과도 같다.

 

소 혼란.jpg

 

이날 의장을 맡았던 소강석 목사의 정회가 한교총을 살린 신의 한 수였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분열의 수순을 사전에 차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정회자체를 두고 일방적인 독단이라는 식의 비난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나무가 아닌 숲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본다면, ‘정회자체의 정당성은 결코 아무런 시비거리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회를 통해 한교총이 시간을 벌었다는 사실이다. 상위정관과 하위규정이 충돌하고, 정관개정 자체의 모순도 발견된 상황에 한교총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강행보다는 이를 바로잡을 시간이었다.

 

그리고 정회를 통해 확보된 시간동안 한교총은 내부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해결에 있어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보이고 있다. 필자가 앞서 한교총은 깨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교총은 이제 오는 20일 속회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이제 한국교회가 기대고 기대하는 한교총의 위엄과 신뢰를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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