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랬습니다. 저는 근래에 다른 것은 그만두고 정권사님 일로 얼마나 무거운 짐을 졌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새에덴교회는 물론 한국교회를 위해 많은 짐을 지었습니다. 저도 우리 교회 안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식 사역을 할 수 있지만 교회 생태계와 공적 사역에 대한 경종을 듣고 스스로 짐을 지고 십자가의 길을 간 것입니다.
그런데 힘들고 어려운 때 가끔 돌아가신 아버지의 꿈을 꿀 때가 있습니다. 어머니 꿈은 전혀 안 꾸는데 아버지의 꿈을 꿉니다. 그것도 아버지와 정면에서 마주보는 꿈이 아니라 쟁기를 짊어지고 논으로 가신다든지, 괭이나 삽을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는 꿈을 꿉니다. 솔직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서먹서먹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더구나 저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소리를 잘 지르셨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모습은 항상 희생하는 이미지로 기억되어 왔습니다. 아무리 뙤약볕이 비추고 비가 오는 날에도 괭이나 삽을 들고 논으로 가셨거든요. 저는 마루에 앉아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는 꿈을 꾸곤 했지요.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나도 쟁기를 들고 논으로 가야 한다. 괭이나 삽을 들고 사역의 현장으로 가야 한다.” 그런 저의 뒷모습을 우리 교회 성도님들이 보고 느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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