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 신간 ‘명동 다다이스트’ 명동에서 충무로로 이어지는 길 위의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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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 소장(도시문화연구소, 민들레영토 설립자)명동과 충무로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살핀 <명동 다다이스트>를 출간했다.

 

1명동 다다이스트’, 2충무로 카르타등 명동과 이어진 충무로까지 함께 조명한 길 위의 인문학은 그가 직접 이 지역 구석구석을 걸어다니며, 이 지역 사람에게서 들은 생생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지 소장은 이를 귀납법적 스토리텔링이라고 표현한다

 

명동은 지금 거대한 상권이 형성돼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거리, 매년 발표되는 땅값 순위에서 20년째 전국 1위를 차지하는 최첨단 도시가 됐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도 이 값비싼 명동에 문화인들의 아지트가 있었다. 바로 은성이라는 곳이었다.

 

천상병 변영로 박인환 이중섭 나애심 현인 오상순 모윤석 김환기20여 평의 목조건물 은성에는 지금 위인전이나 교과서에서 만날 수 있는 이들의 젊은 시절 단골이었다. 이들이 은성을 부담없이 드나든 것은, 주머니 얇은 그들을 위한 외상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상 장부에는 이들의 이름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홍길동, 사과, 홍두깨같은 낯익지만 낯선 이름들뿐이다. 알고 보니 주인이 예술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만 아는 예명으로 표기했던 것.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아름다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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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까지 이 식당을 운영했던 이는 배우 최불암의 모친 이명숙 여사였다. 이 여사는 명동에 오는 다다이스트들을 위해 부지런히 김치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시절 따뜻했던 식당 은성을 뜻밖에 2023년 오늘 명동 거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명동 한구석에 위치한 음식점 명동백작안영환 대표가 지하층에 은성을 재현해 놓은 것. 최불암은 SBS ‘집사부일체방송에서 출연진들을 그곳에서 만나기도 했다. 지승룡 소장은 알고 보니 최불암 선생님은 크리스천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최불암은 책에 추천사도 남겼다.

 

은성의 이명숙 여사처럼 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동방살롱 김동근 사장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여기에 지승룡 소장은 오비스캐빈과 세시봉, 영화 <무진기행><헤어질 결심> 등으로 이야기를 종횡무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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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 소장(좌)과 미래목회포럼 박병득 사무총장(우)

 

이렇듯 책에는 명동 곳곳의 비사(秘史)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는 지승룡 소장이 모두 발품을 팔아 직접 보고 들은 귀납법적 스토리텔링이다. 오랜 기간 명동 일대를 집중 촬영했던 임웅식 작가의 다양한 사진들은 독자들의 추억여행에 이정표를 새겨준다.

 

여기에 문제를 두려워하는 것은 문제에 답이 없다는 결론 때문이다’, ‘하수는 재개발하고 고수는 재발견한다등 그 시절 민들레영토로 최첨단 문화를 창조했던 지승룡 소장만의 통찰력과 독특한 시각이 곳곳에 스며들어 읽는 맛이 있다. 아름다운 사람의 시각에는 반드시 아름다움이 묻어난다. <지승룡 저/ 건양사/ 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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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 소장이 들려주는 명동의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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