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행선北行線
집을 양주 쪽으로 옮긴 후
공연히 북행선이 서러웠다
해 다 진후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석계역(石溪驛)에 와선
모두 얼굴이 노랗다
굵은 1호선…
의정부행, 동두천행, 소요산행이
연달아 반가움을 싣고 달리고 있다
서울에서
인천에서
수원에서
쏟아 부은 말
다시 바람으로 날아와
창문 밖 길게 늘어진 산줄기에
새 꽃을 피우고 있다.
하루의 고달픔이나 잠시 행복했던 시간을 접고 귀가하는 저녁 시간… 해가 다 진 후, 밤으로 가는 일몰의 정경이 편안하고 따듯하지만 북녘을 향해 달리는 기차는 서럽다. 더 이상 갈 수도 없고 만 날 수도 없는 북녘의 사람들과 굴뚝엔 저녁 밥 짓는 연기가 모락 모락 오를 테지만 그리움으로만 남아 애잔하기만 하다.이 성 교
집을 양주 쪽으로 옮긴 후
공연히 북행선이 서러웠다
해 다 진후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석계역(石溪驛)에 와선
모두 얼굴이 노랗다
굵은 1호선…
의정부행, 동두천행, 소요산행이
연달아 반가움을 싣고 달리고 있다
서울에서
인천에서
수원에서
쏟아 부은 말
다시 바람으로 날아와
창문 밖 길게 늘어진 산줄기에
새 꽃을 피우고 있다.
제법 한참 달려간 기차를 시인은 하필 石溪驛으로 설정해 놓았을까. 삶에 지친 노란 얼굴의 군상들을 우회적으로 대척점(對蹠點)에 두고 있지 않았을까.
굵은 1호선의 기차는…
쉼 없이 모든 애환 까지도 담아 싣고 묵묵히 어둠을 뚫고 북쪽 마을로 달린다. 기차 안에서는 반가운 사람도 만난다. 이야기 꽃도 피우고 인천과 수원을 다녀오는 사람들은 할 말도 많고 사연도 많다, 피붙이 같은 정감이 오고 간다.
창밖은 이미 어둠으로 덮여있지만 울울한 산줄기는 그대로 밤을 지키며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엿듣고 빙긋이 웃고 있지나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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