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0-08(화)
 
낙타가 울고 있다

                                                이 섬

낙타가 우는 것을 보았다
큰 눈망울 가득 눈물이 글썽이는 것을 보았다

이집트에 있는 시내산 오르는 길
붉은 바위로 뒤덮힌 가파른 오르막길을
낙타등에 앉아 산을 올랐다
급경사의 산길을 오르며 가늘게 떨리는 낙타의
다리를 보고 말았다
조금이라도 무게를 줄여 보겠다고 오르는 방향에다
기우뚱대며 몸을 얹어보지만 소용이 없다
낙타는 습관처럼 지그재그로 이어진 돌길을
타박타박 올라가는데
휘청거리며 떨리는 다리가 슬프고
덕지덕지 군살이 덮힌 무릎이 안쓰럽다

이 세상 아픔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인지

시내산에서 보았던
낙타의 눈에 그렁 그렁 맺혀있던 눈물이
명치끝을을 자극한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낙타가 울고있다    
모든 생명체는 운다,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

이중섭의 그림 “소”에서 눈물을 본다. 퍽 짠한 느낌으로 명화를 감상했다. 시인은 이집트의 시내산을 오르며 낙타의 눈물을 보았다. 누우런 낙타는 왠지, 바라보기 만 해도 슬퍼 보인다 인간이 정복하고 다스리고 있는 포유동물이다. 사막에서 사람과 짐을 나르는 교통수단이 되고있다. 막막한
사막을 횡단 하면서 등에는 지방을 저장하는 육봉(肉峰)이 솟아있고 위에는 물을 가득 채우고 살아가야 하는, 어쩌면 천형(天刑)의 짐을 지고가는 짐승이 아닐까, 그들의 자유로운 의지로 살아 갈수 없는 가여운 모습을 시인은 간과하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다.
가늘게 떨리는 낙타의 다리/ 덕지덕지 군살이 덮힌 무릎/낙타의 눈에 그렁 그렁 맺혀있던 눈물이...
사막이나 시내산을 오르는 모습은 숨 가쁘고 애처롭다.그러나 사막에서는 낙타 등의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는 야릇한 공존 관계일까 낙타는 지혜를 모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며 인고(忍苦)의 생을 살아가고있다.
참으로 희노애락을 느끼는 감정의 동물일까?. 스스로 자책도 해보지만, 아픔없이 살고 눈물 없이 살아가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라고 시인은 위로하고 있다. 낙타는 어디에선가 울고 있지만, 다시 시내산 이나 사막을 꿋꿋이 횡단하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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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현수)낙타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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