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크기변환_선교탑)장기기증(인).jpg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72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예인교회에서 사랑의 장기기증 서약예배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특별히 예인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김순원 목사는 딸을 떠나보내며 장기기증을 결정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다.

김 목사의 딸 김하람 씨(사망당시 21)는 지난 2015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 장기기증을 했다. 어학연수 차 시애틀로 떠난 지 일주일만에 일어난 사고였다. 하람 씨는 시애틀에 도착해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버스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하람 씨를 비롯한 많은 유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타고 있던 버스의 측면에 중앙선을 넘은 관광용 수륙양용버스가 충돌했다. 충돌 위치에 앉아있던 하람 씨는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김순원 목사가 버스 사고 소식을 들은 것은 추석 연휴를 앞둔 금요일 오전이었다.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 시애틀에서 큰 버스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딸의 이야기일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영사관에서 전화가 왔다. 버스에 타고 있던 하람 씨가 중환자실에 있다는 전화였다. 상태를 묻는 김 목사에게 영사관 직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답을 했다. 김 목사 부부는 소식을 접한 뒤 바로 시애틀로 갔다. 병원에서 만난 딸의 모습은 깨어날 가망성이 없어보였다. 도착 후 이틀이 지났을 무렵 의료진이 뇌사 판정을 내렸다. 그리고 장기기증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신앙심이 투철하고,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심이 깊은 아이었기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하람이도 이 결정을 응원할 거라고 생각했다

김 목사 부부는 기도 끝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평소 술은 물론 커피도 안마시던 딸이었기에 가장 건강한 장기를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용하자고 결정했다. 시애틀 하버뷰 종합병원에서 장기기증이 이루어졌다. 각막과 신장, , , 췌장, 심장판막을 기증했다. 타국에서 외국인이 장기를 기증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러나 김 목사 부부는 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고자 장기기증을 결정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주었다.

미국에 가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통화를 했다. 맏딸이었지만 애교가 많은 아이었다. 항상 저희 부부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던 다정한 딸이었다. 그런 딸의 장기가 누군가에게 이식되어 건강하게 살고 있다면 감사한 일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이식인의 정보가 공개되어 하람 씨의 장기를 이식받은 이식인들로부터 건강을 회복해 잘 지내고 있다는 감사 편지를 받았고, 2016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간 이식인과 통화를 하기도 했다.

우연히도 간 이식인은 김 목사와 같은 나이었고, 이식인의 딸이 하람 씨와 같은 나이었다. 이식인 브라이언은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는 힘들고 슬픈 순간에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결정을 해주어 감사하다하람이의 장기를 이식받고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만큼 최선을 다해 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625일은 하람 씨가 떠나고 맞는 두 번째 생일이었다. 그리고 1주일 뒤인 72일 김 목사가 시무하는 예인교회에서 장기기증 서약예배가 드려졌다. 60여명 되는 교인들이 모였고 이중 28명이 장기기증 희망 등록에 참여했다. 절반에 가까운 성도가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한 것이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이 시무하는 교회에서 장기기증 캠페인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김 목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길 중에 하나가 장기기증이라고 생각한다신앙의 깊은 여운을 남기며 떠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장기기증이기에 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일에 공감하고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장기기증운동본부, 예인교회서 서약예배 진행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