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신신묵 목사)가 제38회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평화를 위한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갈수록 경색되어 가는 한-일 관계와 여전히 도발을 지속하는 북핵 문제 앞에 우리나라의 굳건한 안보에 바탕한 자주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국교회가 이를 위해 앞장서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이에 기지협은 지난 9월 1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38회 세계 평화의 날 기도회’를 열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도와 이에 대한 염원을 담은 ‘시국평화선언’을 단행했다.
이날 예배는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의 사회로 최병두 목사(통합 증경총회장)의 기도와 유경선 장로(감사)의 성경봉독에 이어 김해철 목사(루터대 전 총장)가 ‘살렘왕과 인류의 평화’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통해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전쟁을 대비하지 않은 결과다. 군인과 민간인 200만명이 죽었다. 과부 40만명, 고아 30만명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2000년 전 로마제국이 지중해를 지배하던 시절 ‘평화를 논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쟁을 대비하지 않고서는 평화를 논할 수 없다. 철저한 국방과 안보태세를 갖추는 것만이 우리의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기도 시간에는 조원집 목사(예성 증경총회장)가 ‘세계도처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종식을 위하여’, 이정춘 목사(나라를위한다니엘기도운동 회장)가 ‘국가의 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규일 목사(피어선 총회장), 이강욱 장로(개혁 부총회장)가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해결되기 위하여’를 주제로 각각 기도를 이끌었다.
또한 이날 행사를 축하하고자 강흥복 목사(목원대 전 교수), 손광호 목사(미주기독교방송 한국지사장)가 축사자로 나서 현 시국에 대한 염려와 국난 극복,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적극적 자세를 요청했다.
기지협은 이날 발표한 시국평화선언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외교 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하며, 우리 정부의 현명한 대처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기지협은 일본을 향해 “전쟁범죄국가라는 사실을 겸허히 수용하고, 강제 징용, 종군위안부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고 경고했으며, 미국에게는 일본 편향적 태도를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욱일기를 제재하지 않겠다는 일본과 IOC의 태도에 대해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욱일기는 전쟁과 침략의 상징으로서, 이를 올림픽에 사용하는 것은 참전하는 모든 국가임을 우롱하는 행위다”고 반발했다.
매년 한국교회를 대표해 세계 평화의 날을 주관해 오고 있는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는 “평화를 논하고, 평화를 위하는 일에 어떠한 이견도 있을 수 없다. 지금 좌우, 정치, 이념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일지라도, 평화는 모두를 위한 공통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이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기독교는 평화의 종교다. 우리 지도자들이 앞장서 한국교회가 세계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평화의 날은 지난 1981년 11월 30일 유엔 제30차 총회에서 157개국 전원의 찬성으로 매년 9월 셋째 화요일로 정해 영구히 이 날을 기념하기로 결정했다. 유엔은 당시 회원국과 유엔 시스템 내의 각 기구의 기관들, 또 각 지방 자치단체와 민간기구, 그리고 모든 국민들에게 가능한 ‘세계 평화의 날’을 적절한 방식으로 기념하도록 권고한다고 결의했는데, 이에 기지협에서는 지난 37년 동안 꾸준히 이 날을 기념해 기도회를 드려오고 있다.
특히 세계 평화의 날은 1981년 당시 기지협 회장이었던 경희대 총장 고 조영식 박사가 건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 조영식 박사는 1981년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열린 세계대학총회회의 제6차 총회에서 의장을 맡아 ‘교육을 통한 세계평화’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의 ‘세계 평화의 날’ 제정을 공포토록 건의했고, 이 모임에 참가한 세계대학 총장들의 만장일치와, 코스타리카 정부의 전폭적인 협력으로 유엔총회에 상정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