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6월의 시선 ‘이준석 현상?’ 선정
2021/07/20 16: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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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세대교체, 2030의 정치권 외면 등 다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언론위원회(위원장 권혁률)6월의 시선으로 이준석 현상?’을 선정했다. 교회협은 이번 주제를 통해 보수권의 정치적 세대교체가 정말 이뤄졌는지?’ ‘2030세대가 정치권에 등을 돌린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분석했다.

 

다음은 선정취지 전문이다.

 

36세 청년의 당선

202161136세의 야당 정치인이 보수정당인 국민의 힘당대표로 선출되었다. (0)선인 그가 5선인 주호영, 조경태 의원과 4선인 나경원, 홍문표 의원을 경쟁에서 제쳤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젊은 세대인 김웅, 김은혜 초선의원마저 가볍게 이겼다. 이준석 대표가 보수야당 당대표로 선출된 사건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다수 일간신문은 일제히 한국의 정치지형이 바뀌게 될 것을 예견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기사 제목처럼 정치적 세대교체는 이루어졌을까? 정치비평가들은 이준석 대표를 지지한 사람들은 2030 청년들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중도무당파 성향의 남성이 다수라고 분석했다. 이준석 당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반페미니스트도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자기 이익을 공익이라고 주장하는 대다수 노회한 정치인에 환멸을 느낀 청년들이라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집권 초기 공정과 정의, 평등을 외쳤던 현 정부에서 과연 공정과 정의, 평등이 실현되었는지 되묻고 있다. 자신들이 절망하는 현실에 대한 분노 표출이지만, 이준석 대표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그들은 지지를 철회할 수 있고 그를 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탈출구가 없는 청년세대

경향신문은 <지옥고 아래 쪽방>이라는 기사에서 착취도시, 서울의 모습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문제는 탈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대학 당국에서 좀 더 저렴하고 깨끗한 기숙사를 신축할라치면, 그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숙과 자취방을 빌려주고 학기단위, 학년단위로 비용을 챙겨왔던 빈곤 비즈니스사업가들의 반발에 부딪힌다. 지역자치단체는 어차피 떠날 임시주거자인 대학생보다는 지역주민들의 성난 민심이 지역선거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청년들에게 등을 돌린다. LH공사와 SH공사와 같은 공기업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청년임대주택보다는 내부투기를 통해서 공사도 수익을 올리고 본인(직원)들도 한몫 챙길 수 있는 대형개발에 집중한다.

 

청년은 밖에 보여줄 이미지 세탁수단으로만 작동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은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정규직이 아닌 인턴생활을 오랫동안 해야 하고, 인턴생활을 끝내더라도 정규직이 될 때까지 중규직(무기계약직을 비롯하여 사실상 정규직이라지만, 여전히 비정규직인 고용형태)에 머물게 된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연옥에 빠진 사람처럼. 불안한 현실은 영혼을 갉아먹고, 평안보다는 좌절을 배우게 만든다.

 

<경향신문>2021년 신년 설문조사에서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 공정(40.7%)을 꼽은 시민이 가장 많았다는 결과를 보도했듯, 우리 사회에서 평등(14.0%)이나 자유(13.3%), 협력(13.1%), 성장(10.9%), 평화(8.0%)는 공정보다 훨씬 낮은 가치로 선택받았다. 특히 2030청년세대는 탈출구가 없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공정을 요구하고 있다.

 

2030세대가 현 정부에 등을 돌리는 이유는 탈출구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번 규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들에겐 희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공정인가? 2030세대는 공정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무엇이 공정인가?

2030세대를 흔히 MZ세대라고 부른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하나로 묶어서 통칭한다. MZ세대처럼 10대부터 이제는 40대가 된 연령대를 하나의 세대로 명명하기에는 동질성이나 공유한 가치도 다르다. 그러나 이들에게 있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탈출구가 없는 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탈출구를 공정에서 찾는다. 그러나 2030청년세대가 생각하는 공정은 이전 세대가 생각한 공정과는 크게 다르다. 그들은 과정과 결과에서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고, 절차적 설득을 요구한다. 투명성은 객관적 수치로 보여야 하고, 절차적 설득은 정보공개를 통해서 그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2030청년세대가 생각하는 공정담론은 절차적 투명성이자, ‘객관적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과정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구세대가 보여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불의하다고 본다. 2020년 대한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가 의사 수 증원으로 더 많은 경쟁자가 시장에 유입되는 것에 반발했다면, 의대생들은 공공의대라는 성적을 검증받지 않는 의대생의 탄생에 반대했다. 구세대가 기득권을 지키고자 했다면, 신세대는 절차적 투명성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채시험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등장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에 갇혀서, 사회적 다양성을 구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시험 성적만으로 직무능력이나 전문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 최근 서울대학교 대학당국이 청소노동자들에게 외국어시험성적을 요구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처럼, 직무능력과 업무처리 능숙도와 관련 없는 잣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정은 오히려 과학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위반하는 부차적인 잣대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가? 그 밑바탕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면, 능력에 따라서 보상받는 것을 정의로 주장해온 능력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그것을 현 정부가 출범부터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마저도 제도적으로 보장하지 못했다. 관료에 포획되고, 캠프에 포획된 채마이클 샌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주장하듯, “모두가 평등한 기회를 얻는다면 승리는 온전히 승자의 것이 된다. 이것이 능력주의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핵심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원칙 자체에도 결함이 있다. 성공하도록 도와준 운의 영향을 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능력주의는 승자를 교만의 길로 인도하고 패자에겐 굴욕을 안긴다는 점에서 공익을 해친다”.

 

성적이 곧 공정이라는 생각은 한국이 개개인의 공동체가 아닌 모래알이 각자도생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MZ세대는 그렇게 교육받아왔고, 사회에 진출하여 불이익을 경험하면서 자신들의 생각은 더 강화된다. 이러한 인식을 잘못이라고 탓할 수 없다, 사회구조를 바꾸지 못하고, 과정을 공정하게 설계하지 못한 정치의 잘못이다.

 

그래서 무엇을 할 것인가?

동서독 통일과정에서 단계적 통일을 주장했던 사민당(SPD)1990년 실시된 총선에서 참패한다. 통일 당시 단계적 통일을 주장했던 40대 초반의 사민당 지도부는 그 후로도 30여 년간 독일정치를 좌우했다. 누군가를 연방총리가 되었고, 누군가는 당대표와 연방장관, 주지사, 시장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다음 총선에서 사민당은 한때 정치적 생존을 두려워했던 녹색당에게도 밀려나 제3당이나 제4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후속세대를 키우지 못했고, 갈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보수정당인 기민련(CDU)의 노쇠한 집권 세력은 과감하게 다음 세대를 정치 일선에 앞세웠다. 통일 후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한 헬무트 콜(Helmuth Kohl) 총리는 동독 출신인 두 명의 여성장관을 발탁한다. 1991년에는 36세의 안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을 여성청소년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1994년에는 그의 후임으로 대학을 졸업한 지 4년밖에 지나지 않았던 클라우디아 놀테(Claudia Nolte)를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임명했다. 메르켈은 독일 역사상 최장수 연방총리가 되었고, 놀테는 독일의 국제협력분야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절차적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발탁이었지만, 동서독 통일 이후 전환기 독일 사회를 이끄는 주요 정치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이면에는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후견인들이 있었고, 그들은 현재의 이익을 포기하고 미래의 가치에 투자한 것이다. 그렇게 과정을 만들어 주고, 사다리를 놓아준다.

 

이준석 대표가 독일의 보수정당이 선택했듯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일지, 아니면 부끄러운 현실을 감추기 위한 화장술일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한다. 결과는 과정을 통해서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러한 과정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여당에서도 기득권을 염두에 두지 말고 제2, 3의 박성민 청년비서관이 나올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더 나아가 현실에 절망하고 분노한 2030청년세대에 속한 모두에게 지금, 여기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지금까지 4년간 현 정부는 썩은 동아줄은 열심히 제거하려 했지만, 새로운 사다리를 놓지는 못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영혼을 갉아먹고, 현실을 피폐시킨다. 그곳에 분노와 갈등만 커질 뿐,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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