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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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메니아어 성경 번역 ‘기념비’.
 
한글 구약성경의 번역은 1898년 알렉산더 알버터 피터스(Alexander Albert Pieters) 선교사에 의해 최초로 번역된 ‘시편촬요’에서 비롯된다. 시편촬요는 역사상 최초의 구약성경 한글번역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가 되셨으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로 하여금 방초 동산에 눕게 하시고 쉴 만한 물가으로 나를 이끄시며”(시편23).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시 121).
한국인의 정서에 어울리는 이 미려하고 아름다운 운률로 번역된 시편이 피터스의 작품이다.
최근 박준서 연세대 명예교수(구약학)는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를 조직하고, 구약성경 번역위원으로서 최초 한국교회에 한글번역 구약성경을 선물한 피터스 목사를 기리자는 운동을 제안했다.

피터스 목사, 그는 누구인가?
피터스 목사(한국명 피득, 1871~1958)는 제정 러시아에서 정통파 유대인으로 태어나 유대인 가정에서 히브리어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1895년 그의 나이 24세 때 일본에 들렀다가 나가사키에서 예수를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그는 자신에게 세례를 준 선교사의 이름을 따라 피터스로 개명하고 1895년 미국성서공회 소속 권서 자격으로 한국으로 오게 됐다. 한국어를 배운지 3년 만에 내어놓은 한글 성경번역이 시편촬요이다.
그는 이후 한국어 구약성경번역위원으로 참여하여 구약성경 번역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로인해 한국교회는 1911년 최초의 한글번역 ‘구약성경전서’를 발간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80여년 간 사용해온 ‘개역구약성경’(1938년)을 발간하기까지 46년간 한국교회를 위해 봉사한 후 은퇴하고, 미국으로 가 LA 파사다나 은퇴선교사 주거시설에서 여생을 보내다가 1958년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구약학자 박준서 교수가 올초 미국 풀러신학교 연구교수로 갔다가 LA 인근에 은퇴선교사 시설이 있음을 알고 구약성경을 번역해 한국교회에 최대의 업적을 남긴 피터스 목사의 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공용묘지 한켠에 잡초에 덮여있는 묘소에는 그의 공적을 기록한 묘비 하나 없고 무연고자 묘지처럼 방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미국의 피터스 목사 묘소와 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 피터스 목사 공적비를 건립하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을 제안하며
박준서 교수는 “마르틴 루터가 1517년 비텐베르그 성교회에 95개조 논제를 내붙여 중세 종교개혁이 시작되었지만, 중세 종교개혁에서 95개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르틴 루터가 독일어 성경을 번역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한국교회는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한 마르틴 루터를 기리면서 한국교회와 한국인에게 한국어 구약성경을 전해준 피터스 선교사를 망각하고 있었다”면서, “어떻게 성경 없는 한국교회를 생각할 수있겠는가”라며, 피터스 목사에 대한 기념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인과 한국교회의 은인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기념사업의 구체적 내용으로, 첫째 피터스 목사의 업적을 기록한 ‘기념비’를 그의 묘소에 세울 것과, 또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역에 안장되어 있는 피터스 목사의 부인 엘리자베스 캠벨 여사(피터스와 결혼한지 4년되던 1906년 1월 폐결핵으로 서울에서 사망)와 에바 필드 여사(1897년 미 북장로교 의료선교사로 내한하여 제중원에서 근무 중 1908년 피터스와 결혼한 후 두 자녀를 낳았으나 1932년 7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암으로 사망)의 묘역에도 피터스 목사의 업적을 알리는 공적비를 세울 것을 제안했다.
둘째는 피터스 목사의 업적을 기리고 후학들도 그를 잊지 않도록 ‘피터스 목사 기념강좌’와 ‘피터스 성경연구원’을 개최해 한글 구약성경의 번역 문제 등을 연구하는 것을 제안했다.
피터스 목사는 한국교회에 구약성경 번역만 남긴 것이 아니다. “눈을 들어 산을 보니”(383장), “주여 우리 무리를”(75장) 등의 찬송가 가사도 남겼다. 또 서울 강남구 세곡교회와 내곡교회를 비롯해 10여 개의 교회도 개척했다. 박 교수는 성경을 사랑하는 많은 성도와 교회들이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관련기사 8면>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 02-305-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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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한글 구약성경 번역한 ‘피터스 목사 기념사업’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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