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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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화의 토대가 된 선교사들의 피와 땀이 서린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를 보존하기 위한 교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소강석, 공동이사장 인요한)과 글로벌 유통기업 애터미(회장 박한길, 대표 도경희)가 지난 1018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종합관 세미나실에서 협약식을 갖고 근·현대사의 문화유산 및 선교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계승해 나가는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 기독교 초창기의 역사 뿐 아니라 일제 치하의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대변하고 있는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는 한때 선교사들의 여름 휴양 별장이라는 잘못된 오명을 쓰고, 일부 사회로부터 배척을 당해야 했으나, 유진 벨 선교사의 후손인 인요한 박사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교계에 알려져, 늦게나마 왕시루봉에 대한 본격 연구에 착수케 됐다.

 

이후 하동, 구례, 곡성 등 해당 지역 기독교계가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적극 나섰으며, 중앙 교계에서는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를 중심으로, 고 안금남 목사 등 주요 목회자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보존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소강석 목사(예장합동 부총회장)는 선교 유적지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물심양면으로 다양한 지원을 통해 큰 기여를 해 왔다. 현재 보존연합은 문화재청과 함께 선교 유적지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서 인사를 전한 보존연합 공동이사장 인요한 박사(세브란스 국제진료센터 소장)낯선 땅에서 자녀를 잃고, 가족과 친구를 잃으며, 건강도 재산도 귀히 여기지 않았던 선교사들의 정신을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전해야 할 것이다면서 자신들의 생명과 정신을 모두 내어준 영성의 장소인 왕시루봉 선교사유적지의 보존은 너무나 마땅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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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창기 선교사인 유진 벨 선교사의 후손으로 실제 어린시절을 왕시루봉에서 보낸 바 있는 인 박사는 나는 이곳에서 어린 자녀를 잃은 선교사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조선을 더욱 사랑하며, 영성을 키워가던 것을 하나하나 기억한다. 아무 대가도, 아무 보상도 없었다면서 그저 하나님 명령의 순종이었고,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는 회복을 위한 기회의 땅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한 복음의 의미와 진정한 믿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를 선교사들의 단순 피서지라고 비하했지만, 인 박사 등 선교사 후손과 인근 주민들의 증언으로 당시 조선의 전염병에 대한 면역이 없던 선교사와 가족들이 풍토병을 피하기 위해 고지대에 마을을 구성했음이 밝혀졌다. 실제 당시 조선의 전염병에 의해 사망한 선교사와 그의 가족이 약 67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연합 이사장 소강석 목사는 왕시루봉 선교유적지가 이념, 지역으로 갈라진 국민들의 화합과 나아가 남북통일의 바탕이 되어주기를 기대했다. 소 목사는 오랜 역사 속에 잊힐 뻔한 왕시루봉이 인요한 박사님의 노고와 고 안금남 목사님의 헌신, 오정희 상임이사님의 열정으로 점차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면서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선교유적지는 역사희 흙무덤 속에 묻혔을 것이다고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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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토인비는 그 민족이 망하게 하려면 역사를 망각하고 지워버리라고 했다. 역사를 보존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교회도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지리산 선교유적지에는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리산 선교유적지가 잘 보존되어 한국교회 100년의 초석을 놓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약에 함께한 애터미의 박한길 회장은 과거 해외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동남아와 인도 등 저개발 국가에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일에 총력을 기울이며, 선교사들의 정신을 잇는데 함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협약에서 3억원을 선교유적지 보존활동을 위해 쾌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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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조선 말기 그 어려운 환경에서 풍토병으로 어린 자녀를 잃고, 땅에 묻으면서도 이 땅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이 민족을 섬겼던 선교사들의 삶을 생각할 때, 내 모습에 대한 많은 부끄러움이 들었다면서 많은 일이 세대가 지나면 잊힌다. 우리가 지금 선교사들의 흔적을 보존하는 일을 해놓아야 후대가 따라올 수 있는 이정표가 된다.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를 보존하는 일에 주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우리가 합력해 선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별히 이날 행사를 위한 전 국무총리 정운찬 총재(KBO)와 구례군 김순호 군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 총재는 왕시루봉 선교유적지는 기독교 뿐 아니라 민족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우리의 유산이다면서 선교사들이 한국교회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개화와 계몽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민족사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 보존해 후세들을 위한 교훈의 현장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순호 군수 역시 선교유적지는 구례의 소중한 자산으로 이 땅에 오신 선교사들의 믿음과 희생이 남아있는 장소다면서 왕시루봉의 등록 문화재 추진이 완료되고, 우리 군의 관광자원의 한 축이 되어, 선교유적지의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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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연합과 애터미는 이번 협약을 통해 지리산 선교사 유적의 보존과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확증하고 계승하는 작업을 공동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양 단체는 협약서에서 지리산 선교유적지의 선교적 가치와 한국 근대사의 역사적 기여를 널리 알리며, 선교 유적지 건물의 건축학적 의미와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확립키로 협의했다.

 

또한 앞으로 선교사 유적지의 체계적인 연구와 스토리 작업을 통해 이를 선지순례지로 자원하는데 함께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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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선교유적지보존연합-애터미,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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