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6(금)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그야말로 전 세계를 완전히 뒤집어 놨다. 발생 초기 한국, 일본 등의 아시아를 강타한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 선진국을 휩쓸며,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쉽게 회복키 어려운 경제 공황을 가져왔다.
코로나19의 영향은 한국교회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었다. 신천지에서 촉발된 교회 예배에 대한 경각심은 한국교회에 ‘온라인 예배’라는 새로운 예배 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간 특정 교회를 중심으로 한 위성예배는 존재했으나, 인터넷을 통한 개별 시청을 가능케 한 온라인 예배는 그야말로 한국교회 예배 문화의 초유의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새에덴교회 등을 필두로, 대다수의 교회가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코 온라인 예배를 환영해서는 아니다. 오히려 온라인 예배로 인한 교회의 타격은 매우 심대하다. 당장의 헌금 수급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교회의 존재 목적과도 같은 예배 모임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아픔이자 상처다.
물론 최근의 상황에 대한 긍정적 해석도 존재한다. 일부 목회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많은 성도들이 예배를 더욱 흠모하고, 예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한다. 다만 그 기간이 결코 길어져서는 안되며, 하루빨리 스마트폰이나 TV 모니터가 아닌 교회 예배당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며, 함께 찬양하기를 바라고 있다.
먼저 전제할 것은 온라인 예배가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교회의 고육지책이었다는 사실이다. 즉 온라인 예배에 대한 어떠한 동경이나, 긍정적 시선이 아니라, 예배 모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선택해야 했던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임시방편격의 온라인 예배가 자칫 코로나19의 종식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개월 이상 온라인 예배를 지속한 성도들에 점점 온라인 예배에 대한 거부감이 잦아들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충분히 신빙성이 있는 것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더불어 교회 문화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의 교회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교회 문화가 빠르게 발을 맞춰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이는 전도와 목회, 교육과 관리 등에 대한 문제일 뿐, 예배라는 교회 본질의 영역은 예외였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등장한 온라인예배는 예배 역시 충분히 그 형태가 시대의 편의성에 맞게 변할 수 있다는 해석을 함께 동반했다. 온라인예배 역시 정당한 예배라면 바이러스와 관계없이 앞으로 못할 이유가 없다는 정당성이다.
좀 더 나아가면, 이런 온라인 예배의 고착화는 온라인 교회의 설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금처럼 모임 장소를 가진 교회들이 궁여지책으로 하는 온라인 예배가 아니라, 애초 성도의 등록과 관리, 소통과 예배가 철저히 온라인에서만 이뤄지는 온라인 교회다. 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전적 형태로, 최근 전 연령에 걸친 스마트폰의 보급과 유튜브 등 개인방송의 활성화가 어우러져, 온라인교회를 충분히 가능케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교회는 교회로서 결정적 한계를 갖고 있기에 정당한 교회로 보기 어렵다. 교회의 기본 요건은 바로 성도간의 교제다. 교제를 통한 나눔과 신앙적 성숙은 그리스도인들에 필요한 교회의 존재 이유다. 물론 이마저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직접 얼굴을 대면하고 나누는 오프라인 교제에 비해 온라인 교제의 한계는 매우 명확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교회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미 한국교회가 오래전부터 예배의 절대적 권위를 조금씩 축소시켜 왔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바로 주일 저녁예배의 실종이다. 80~90년대 대다수 교회의 주일 공예배는 11시 대예배와 오후 7시 저녁예배로 드려졌다.
하지만 나라의 경제발전에 따른 개인의 소득향상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가족단위의 여가활동 증가는 교회 예배 문화를 바꿔놓았다. 많은 성도들이 11시 대예배 직후, 여가활동에 나서며, 저녁 예배에 대한 참석률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교회들은 저녁 예배를, 오후예배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여가에 대한 성도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면서도, 예배를 포기치 않을 방편으로, 오후 예배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일을 넘어 주말을 여가로 활용코자 하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5일제 근무가 일반화 되면서, 주말에 대한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 있어 주일 대예배는 1박2일 여행을 허락지 않았고, 점차 예배와 여행 사이에서 갈등하는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교회는 이러한 성도들의 욕구를 한 번에 충족 시킨다.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주일 어느 곳에서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온라인 교회는 여가와 신앙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그야말로 최적의 방식이다.
온라인교회에 대한 발상이 단순히 우려로 그치지 않는 것은 이러한 현실과 너무도 잘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서 전제했든 온라인예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대체할 임시방편일 뿐이다. 임시는 임시일 뿐 상황이 나아지면, 성도들은 다시 예배당에 모여야 한다. 예배는 서로가 함께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맞대며, 함께 마음을 공유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예배는 그리스도인들에 있어 의무다. 자신의 편의를 위해 의무를 저버리거나, 그 형태를 바꾸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발전해도 교회의 예배는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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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온라인 예배’ 고착화 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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