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기연은 오는 12월 정식 정기총회까지 임시 단체로서 활동하며, 한교연과 한교총의 조직 역시 총회 전까지 그대로 유지한다.
이날의 창립총회는 주요 교단들이 오는 9월 총회에서 한기연 가입에 대한 결의를 얻어야 하기에, 이를 위한 일종의 ‘띄워놓기’ 성격이 매우 짙다. 달리 말하면 이날의 창립총회는 철저히 9월에 총회를 개최하는 장로교단과 침례교, 그리스도교회 등을 겨냥한 것으로, 사무처, 행정과 실무 등 당장의 변화를 불러오는 요소는 전혀 없다.
하지만 본래 1일로 예정됐던 창립총회가 한 차례 미뤄지는 등 내부적인 혼란이 만만치 않았던 양 단체 통합이 총회로까지 이어진 것은 일단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허나 그럼에도 준비단계부터 지적된 문제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모습이다.
먼저 통합의 참여자인 한교총과 교단장회의 정확한 구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명치 않았다. 여기에 이날의 총회가 새로운 연합단체인 한기연의 창립인지, 아니면 한교연과 한교총의 통합인지에 대해 묻는 질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며, 통합의 가장 기본적인 핵심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미숙함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발표된 정관에서는 철저히 대형교단을 중심으로 한 운영과 조직 구성이 지적되며, 군소교단들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무색케 하며 추후의 반발을 예상케 했다.
이날 예장통합 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그동안 교회는 주님의 소리를 외면하고, 교회가 하나되어야 한다고 고백하면서 정작 스스로 하나되지 못했다”면서 “오늘날 교회를 하나되게 하고자 했던 공기관도 나뉘어진 현실에 자복하고 통회하는 심정으로 한기연을 창립한다. 이제 다시는 분열되고 나뉘어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교단이 함께하며, 소외받는 교단이 없기를 바란다. 한기연으로 하나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실 개혁의 열매다”고 자축했다.
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뜻깊은 날을 맞게 됐다. 한국교회가 더 새롭게, 더 크게 성장하는 기회가 되도록 축복해 달라”고 말했다.
설교를 전한 기감 감독회장 전명구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기연을 창립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최고의 섬김이다”면서 “이제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나되게 하신 한국교회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계속 하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염원하는 건강한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면서 “다윗의 리더십, 화평의 리더십 통해 교회를 넘어 한반도의 하나됨까지 이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립총회에 이름을 올린 교단은 한교총 15개 교단, 한교연 39개 교단이며, 이를 합치면 중복되는 8개 교단을 뺀 48개 교단이다.
한교연 통합추진위원장 고시영 목사는 이날 발표된 정관에 대해 “한교연의 정관을 기본으로 교단장회의에서 요청한 사안을 절충해 초안을 작성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 특징으로는 △단일 지도체제 △선거부패 방지를 위한 상임회장단 구성 △작은 교단에 대한 배려 △직책 겸임 금지 △이사회 권한ㄴ 강화 △원로회의 구성 △사무총장 인선위원회 구성 등을 소개했다.
고 목사는 “양측 의견이 절충되는 사안에 있어서는 최대한 절충하는 쪽으로 의견을 조율했다”면서 “이 정관은 오는 11월 39일까지 잠정적 집행부가 사용할 임시 정관이며, 12월 첫 주에 제1회 정기총회를 열고, 정식 정관을 통과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모임에 대한 한교연측의 문제제기도 있었다. 김국경 목사(합동선목 총회장)는 한기연 창립총회로 명명된 이날의 모임에 대해 “창립총회인지, 통합총회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창립총회는 한교연의 역사가 없어지는 것이다”면서 “우리는 그간 통합을 목적으로 해왔기에 오늘 명칭을 통합총회라고 붙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