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명성교회 문제, 본질은 무엇인가?
2019/10/15 14:3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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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앞에 움츠린 총회 “권위도 신뢰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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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장로교회의 목회 세습이라는 논란으로 지난 수년 간 교계 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이 쏟아졌던 명성교회 사태가 금번 9월 총회를 통해 마무리 됐다. 총대들은 명성교회와 서울동남노회가 그간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거부한 것에 대해 공식사과토록 함과 동시에 20211월 이후 김하나 목사의 재청빙을 가능토록 한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안을 전격 받아들이며, 명성교회 사태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3년간 한국교회 세습 문제를 전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던 명성교회 사태가 드디어 끝을 맞은 것이다. 허나 명성교회 사태가 남긴 상처는 꽤나 컸다. 일부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보도한 앞 뒤 없는 자극적인 기사들은 어느새 국민들에 한국교회 목회자 대부분을 돈과 권력에 눈 먼 시장패들로 만들어 놨다. 여기에 한국교회 부흥의 상징이자 자랑이었던 몇몇 대형교회들은 마땅한 사실확인 없이 그저 크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그렇기에 명성교회 사태의 종식을 선언한 예장통합측의 지난 9월 총회는 한국교회 차원에서도 매우 반가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통합측 교회들이 산발적으로 금번 9월 총회의 최종 수습안을 거부하는 청원을 내고, 반발 입장문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측은 앞서 최종심인 총회재판국의 판결까지도 뒤집은 전례가 있기에, 이런 반응을 결코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또 한 번 총회 결정과 관계없이 정서적으로 사건이 여전히 원점을 맴도는 듯한 상황은 이를 바라보는 교계로 하여금 허탈감을 안겨 준다.

 

명성교회 사태 속 법과 원칙의 부재

명성교회 사태에 대해 여전히 세습이냐?” “승계냐?”에 집착하는 원론적인 태도는 사실 사태가 여기까지 밀려 온 상황에 그리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세상적인 기준에서 세습이라는 주장도 충분히 일리가 있지만, 성경적 관점에서 승계를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도 결코 근거 없는 억지춘향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반 정치적 세습이나 기업의 세습을 똑같은 잣대에서 종교시설인 교회에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기독교의 특수성을 강조한 주장은 사실 여러 부분에 있어 기존 한국교회의 입장과 별반 다를 바 없기도 하다.

 

결국 세습혹은 승계라는 본질적 명제는 견해 차가 뚜렷한 한국교회 상황에서 둘 중 하나를 정답으로 선택할 수 없는 문제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놓고, 논쟁을 반복하는 것은 마치 출구 없는 뫼비우스의 띠위에 갇혀 있을 뿐 어떠한 발전도 이룰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명성교회 문제의 해결은 법과 원칙의 문제로 귀결된다. 허나 법과 원칙을 해석하고 다루는 통합측 총회와 총대들의 대처가 심히 서툴렀다. 여론과 인기에 필요 이상의 눈치를 보며 법과 원칙을 거스르는 상황을 여러차례 반복하며, 애초 총회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그리고 이는 곧 총회의 권위 추락으로 이어졌다.

 

물론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핵심은 명성교회 자체일 것이다. 가족 간의 세습을 막겠다는 목적이 분명한 총회의 세습방지법을 대놓고 무시한 명성교회이기에 그에 대한 비난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김삼환 목사는 세습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키도 했고, 김하나 목사는 스스로 명성교회로 부임하는 일이 없다고 약속했다. 그런 면에서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명성교회의 잘못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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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로 명성교회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습방지법도 고려해 봐야 한다. 통합측은 한국교회 교단 중 처음으로 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 당시 세습방지법 제정을 두고 감리교가 많은 논의를 펼치고 있었는데, 이에 앞서 통합측이 이를 깜짝 통과 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통합측이 이토록 급작스럽게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킨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가장 설득력을 얻는 것은 어디까지나 명성교회를 겨냥했다는 해석이다. 더 자세히는 세계 최대 장로교회인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가 아들 김하나 목사에 담임 자리를 넘겨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명성교회 입장에서 자신들을 겨냥해 법까지 제정한 교단의 행태가 마냥 곱게 보일리 만무했을 것이고, 지금껏 계속된 총회와 명성교회와의 신경전 속에는 이러한 전제가 깔려 있었다. 결정적으로 세습방지법이라는 법 자체가 너무도 허술했다. 일반적으로 후임 목회자의 청빙은 모집 및 진행 과정에서 여러 변수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법으로 제재코자 한다면,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치밀한 연구를 거치는게 당연함에도 이를 간과했다.

 

통합측의 세습방지법 졸속제정

이렇듯 통합측의 세습방지법은 이러한 연구가 병행되지 않았다. 애초에 분란의 불씨가 매우 다분했으며, 명성교회는 그 허점을 파고 들어 김하나 목사에 대한 청빙을 강행한 것이다.

 

세습방지법은 목회자 청빙은 교인 고유의 권리라고 명시한 헌법과의 충돌이라는 일차적인 문제 외에도 허점은 계속된다. 특히 해석상 논란이 되었던 “‘은퇴한 목사에게는 법을 적용하면 안된다는 제102회기 헌법위의 해석 역시, 새로운 해석이 아닌 제99회기 총회의 결의였다.

 

당시 통합측은 99회기에서 세습방지법의 적용 대상을 놓고 은퇴하는 목사 시무중인 장로 은퇴한 목사 등 총 세 그룹을 논의했으나, 총대들은 이 중 세 번째인 은퇴한 목사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해서는 안된다며, 결의에서 제외시켰다. 은퇴하는 목사와 시무중인 장로만 적용 대상이라고 확정한 것이다. 그리고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은퇴한 목사임을 내세워, 세습방지법에 결코 적용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앞서 말했듯, 세습방지법의 목적을 무시한 명성교회의 잘못은 분명하다. 세상에 본을 보여야 할 교회기에 도덕적으로 이를 용납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가능케 하고, 논란을 키운 것은 어디까지나 총회다. 현실적인 1차적 문제는 세습방지법을 제대로 된 연구 없이 졸속으로 만들었다는데 있다. 이후의 대처 역시 옳다’ ‘그르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갖고, 일관되게 사태에 접근했다면 조기에 해결이 가능했을 것이다.

 

여기에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법과 원칙을 무시한 총대들의 줏대 없는 판단은 사태를 진흙탕 싸움으로 만들었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총회에서 최종심인 총회 재판국의 판결까지 뒤집은 것은 절대 권위를 가져야 할 총회재판국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은 물론이며, 최종심 판결에 대한 거부도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겨 추후 교단 내 교회 분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회의 수습안 통과, 소모적 다툼 방지

그런 상황에 이뤄진 이번 총회에서의 수습전권위 결성과 수습안 통과는 사실상 현 상황에서 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 지난해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인정한 총회재판국의 판결을 거부한 전례가 있기에, 이번 총회에서는 친 명성측 총대들의 재재심 요구가 매우 거세게 일 것으로 예상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총회와 교회 양측 모두의 자존심과 실리를 보장한 수습안은 소모적인 다툼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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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무너진 총회의 권위는 결코 그 결정의 절대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분명 총회는 수습안에 대해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누구든지 총회헌법 등 교회법과 국가법에 의거하여 고소, 고발, 소제기, 기소제기 등 일절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 결정이 결코 번복될 수 없고, 이에 문제를 제기할 수 없도록 못을 박았지만, 총회가 끝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벌써 밑으로부터 수습안을 취하하라는 요구가 꿈틀거리고 있다.

 

명성교회 사태의 진짜 후유증은 단순히 세습이냐? 승계냐?”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논란이 아니다. 또 한 번의 100년을 준비해야 할 대한민국 장자교단의 권위가 완전히 무너졌으며, 교회법의 지엄한 신뢰가 깨어졌다는 것이 한국교회가 우려해야 할 진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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