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동 운동본부는 지난 2월 20일 서울 충정도 본부 회의실에서 ‘D.F(도너패밀리)장학회 출범식’을 갖고, 유가족 자녀에 대한 첫 장학금 수여식도 진행했다. 이날 장학금을 전달받은 이들은 고등학생 5명, 대학생 3명 등 총 8명이다.
장학위 심사 거쳐 8명 선발
첫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들은 생명장학생(대학생) 김조이 군(故 김기호 씨 자녀, 대학교 진학 예정), 김수린 양(故 김종운 씨 자녀, 대학교 3년), 홍은하 양(故 홍순영 씨 자녀, 대학교 4년)과 사랑장학생(고등학생) 이규린 양(故 이현규 씨 자녀, 고등학교 진학 예정), 김현진 군(故 박선화 씨 자녀, 고등학교 3년), 배진우 군(故 배종수 씨 자녀, 고등학교 3년), 김조엘 군(故 김기호 씨 자녀, 고등학교 2년), 김주희 양(故 김일영 씨 자녀, 고등학교 2년) 등은 모두 장학위원회 심사를 거쳐 결정됐다.
이날 장학생 대표로 소감을 전한 홍은하 양(21세)은 “죽는 순간에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자 여러 사람들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아버지와 큰 슬픔 앞에 숭고한 결정을 내린 어머니를 늘 존경해왔는데, 오늘 다시 한 번 이런 부모님의 자녀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었다”며 “단단함과 따뜻함을 함께 지니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본받아 저 역시 성실히 꿈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규린 양(고등학교 진학 예정)은 남편의 갑작스런 부재로 생계를 떠안게 된 어머니를 대신해 지금껏 동생들을 챙겨왔다. 이 양은 “아빠의 좋은 뜻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 면서 “응원하고 격려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주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이들 외에도 이번에 선발된 장학생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가정과 학교생활에 충실한 학생들로서, D.F장학회는 앞으로도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이 생명나눔에 대한 자긍심을 품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예정이다.
박진탁 이사장 “기증인 유가족들 재정적 어려움 심각”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최근 5년간(2015~2019년) 뇌사 장기기증인 2,488명 중 3·40대는 874명으로 약 35%에 달한다”라며 “이는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미성년 자녀를 둔 수많은 가장들이 뇌사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장학회 설립 배경을 밝혔다.
설립 목적으로는 △국민들에게 장기기증인의 생명나눔 정신을 알림 △유가족들이 생명나눔 실천에 대한 자긍심을 갖도록 지원함 △유자녀들이 가정 형편 때문에 꿈과 재능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자 함 등을 명시하고,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들에게 학비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1차 장학증서 수여를 위해서는 신한은행 충정로지점(신촌지역단장 이규민)과 KB국민은행 중곡동지점(지점장 구자용), 배자화세무회계사무소(세무사 배자하) 등 기업 및 단체,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한 개인 후원, 그리고 여의도순복음성북교회(담임목사 정재명)를 비롯해 발음교회(권오륜 목사), 구산교회(담임목사 조성광), 목천교회(담임목사 김상원), 안성중앙교회(담임목사 송용현), 주하늘교회(담임목사 이정원) 등 교회의 후원이 잇따랐다.
D.F장학회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뇌사 장기기증인의 유자녀인 중·고·대학생 각 5명씩 15명을 나눔·사랑·생명 장학생으로 선정해 장학증서를 수여할 방침이며, 장학금은 본인 혹은 주변인이 소정의 양식에 따라 신청할 수 있으며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확정한다.
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한 분들의 가족들이 이 사회로부터 존경받고,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학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요청했다. 이어 “현재 이뤄지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에 대한 장례비·진료비 등 금전적 보상은 생명나눔의 숭고한 정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대가성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일시적 금전 보상보다는 이번 장학회와 같은 재단 혹은 기금 마련을 통해 유가족들을 예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